‘2024 수원 문화유산 야행’, 아쉬움 딛고 전국 축제로 거듭나길 [현장 리뷰]
지난해보다 하루 평균 관람객 2배↑...운영미숙·옅은 지역색 아쉬움도 남겨
‘2024 수원 문화유산 야행(夜行)’이 막을 내렸다.
지난 5월31일~6월1일 화성행궁과 행궁동 일원에서 열린 ‘수원 문화유산 야행(夜行)’은 국가유산청(문화재청) 공모의 전국 49개 문화유산(문화재) 야행 사업 중 하나다. 수원에서는 올해 ‘백성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한다’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을 주제로 34개의 ‘8야(夜)’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수원시가 주최하고 수원문화재단이 주관한 수원 문화유산 야행은 지난 2017년부터 매년 열리는 가운데 올해는 이틀간 8만6천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평균 관람객은 지난해(2만4천명) 보다 두 배가량 가까이 늘어났다. 코로나 이전의 방문객 수를 회복하려 관람객을 위한 편의성 개선, 다양한 홍보와 프로그램 등을 추진한 노력이 빛을 발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운영시기 변화로 인한 쾌적함이다. 지난해까지 야행 축제는 8월 한여름에 열리며 시민과 관광객은 무더위에 어려움을 호소했는데, 올해는 5월 말~6월 초에 진행되며 시민들은 보다 쾌적하고 시원한 밤바람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올해는 119년 만에 완전히 복원된 ‘화성행궁’을 관람할 수 있다는 의의도 더해져 큰 관심을 받았다.
고질적인 문제였던 주차난을 해소하고자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하는 이야기 버스’가 새롭게 도입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수요 대비 부족한 기존의 주차장 대신 더 넓은 경기대 후문 주차장에서 출발해 화성행궁으로 향하는 순환형 버스를 도입하고 그 안에 문화관광해설사가 동행했다.
문화관광해설사는 버스가 이동하는 15분가량 탑승자들에게 수원의 문화유산을 소개하고 야행의 주요 프로그램과 관련 정보를 알려 관람객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풍부한 이야기를 제공했다.
반면 산발적인 프로그램 운영과 옅은 지역색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틀간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진행된 이번 야행은 야경(夜景), 야로(夜路), 야사(夜史), 야화(夜畫), 야설(夜設), 야시(夜市), 야식(夜食), 야숙(夜宿) 등 ‘8야(夜)’를 주제로 총 34개의 세부프로그램이 자리했다.
하루 평균 4시간의 한정된 운영 시간에 프로그램이 30여개가 진행되면서 무엇이 주요 행사인지, 무엇을 즐겨야 할지 혼란스러워 하는 관람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수원의 문화유산을 보여준다는 취지와 달리 음악극 등 일부 프로그램은 지역색을 찾기 어려웠다.
한 행사 관계자는 “공모를 진행한 국가유산청이 선정한 야행의 ‘8야(夜)’ 주제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다보니, 어느 전국 지역에서 하든 비슷한 내용의 축제로 굳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주차난 해소를 위해 제공한 문화관광 해설사 동행의 ‘이야기’ 순환버스는 분명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시민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기 시간이 길어졌고 문화관광해설사 역량의 편차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수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도시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수원화성이라는 무궁무진한 역사자원이 있으며 특히 젊은 세대에게 사랑 받는 행궁동이라는 매력적인 장소를 갖고 있다. 수원 문화유산에 밤의 매력이 더해져 전 세대를 아우르는 전국적인 축제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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