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아 용현지 손준혁 ‘선수들의 스승’ 김동룡 “호치민3쿠션월드컵에서 커리어 하이, 새로운 자극 얻어”

황국성 MK빌리어드 기자(ceo@mkbn.co.kr) 2024. 6. 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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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호치민3쿠션월드컵서 첫 16강
위마즈 강자인 호프만 타이홈치엠 강호 연파
16강서 김준태에게 아쉽게 고배
최근 가장 힘든 시기, 호치민서 새 동기부여
김동룡은 2024 호치민3쿠션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르며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김동룡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선수생활에 새로운 동기부여를 찾았다”고 말했다. 2024 호치민3쿠션월드컵대회장에서 포즈를 취한 김동룡.
“아마 최근 2년이 제가 당구선수 생활하면서 가장 부진했던 흐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런데 이번 호치민월드컵에서 처음 16강을 밟고나니 무기력해져 있던 마음에 욕심, 동기부여 같은게 생기더라고요. 다시 심신을 다잡고 달려 나갈 타이밍인 것 같습니다.”

김동룡(52)은 올해로 선수생활 20년차를 맞이한 베테랑이다.

현재는 전국랭킹이 32위로 다소 쳐져있지만, 과거 대구3쿠션 간판선수로 활동하던 시절엔 전국대회 정상에도 두 번(2008 대구시장배, 2012 대한당구연맹회장배) 올랐고 랭킹도 국내 ‘톱5’를 넘나들었다.

김민아 용현지 한지은 김하은 손준혁의 ‘사부’
“월드컵 더 나가고 올핸 전국대회 우승 목표”
특히 김동룡은 젊은 선수들의 ‘사부님’으로 통한다. 김민아 용현지 한지은 정보윤(이상 LPBA) 김하은(女 세계1위, 충북) 정재인(30위, 김포) 손준혁(31위, 부천시체육회) 조화우(대구) 등 수많은 제자를 키웠고, 지금도 어린 제자들에게서 힘을 얻는다고 한다.

이번 호치민대회를 3차예선(PQ)부터 출발한 김동룡은 시작부터 까다로운 조에 속했다. 하지만 5년만의 UMB 복귀전을 가진 비롤 위마즈(튀르키예)와 ’강호‘ 강자인(국내5위, 충남체육회)을 차례로 제압, 최종예선(Q)에 올랐다.

2024호치민3쿠션월드컵 32강 본선리그서 트란퀴엣치엔(오른쪽)과 경기하고 있는 김동룡. 김동룡은 34:40으로 졌지만 조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최종예선을 1승1패 조2위로 아슬아슬하게 통과한 김동룡은 32강 본선리그에선 글렌 호프만(네덜란드)과 ‘베트남 신예’ 타이홍치엠을 연파했다. 이어 트란퀴엣치엔에게 석패(34:40 패)했지만 3쿠션월드컵 첫 16강 무대를 밟게 됐다.

16강전에선 이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김준태(세계 1위, 경북체육회)에게 패배, 대회를 마감했다. 호치민에서 커리어하이를 찍은 김동룡을 만났다.

▲선수생활 처음으로 3쿠션월드컵 16강을 밟았다.

=사실 처음엔 그 부분에 대해 크게 실감하지 못했다. 다만 경기 끝나고 동료, 제자들이 워낙 많이 축하해줘 기뻤고, 만족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이번 대회에 큰 욕심을 갖고 출전한 건 아니라고.

=그렇다. 근래 전반적으로 심신이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 건강상으로도 문제가 좀 있을 뿐 아니라, 주변 상황도 그리 좋지가 않아 당구도 잘 안됐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연습도 충분히 하지 못해 가벼운 마음으로 출전했다. 심지어 첫 경기(3차예선) 전날엔 더더욱 몸 상태가 안 좋아 잠도 거의 못 잤다.

▲그럼에도 첫 경기부터 잘 풀어냈다.

=일단 마음가짐이 가벼웠던게 통했던 것 같다. 어차피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이니 긴장감도 덜했고, 결과를 크게 기대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했다.

김민아 용현지 한지은 김하은 손준현 정재인 등 선수들의 사부인 김동룡은 올해 전국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특히 3차예선에선 위마즈를 상대했는데. (김동룡은 위마즈에 35:24(29이닝)로 승리했다)

=위마즈와 경기한다는 걸 알고선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지난해 호치민대회 때 (무라트 나지)초클루 선수를 꺾었고, 초클루 선수는 그 경기때문에 탈락했다. (김동룡은 2023 호치민3쿠션월드컵 최종예선서 초클루에 40:33(32이닝)으로 승리했고, 초클루는 1승1패 조2위에 그쳐 탈락했다)

당시 초클루는 PBA 합류 전 마지막 3쿠션월드컵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대회에선 공교롭게도 UMB로 돌아온 위마즈 선수를 상대하게 돼 묘한 자신감이 생겼다. 위마즈의 경기 흐름도 작년 초클루 선수와의 경기와 비슷하게 흘러가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32강 본선리그에서도 2승이나 거뒀다. (2승1패 조2위로 16강 진출)

=대진이 까다로웠다는 점에 대해선 신경쓰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강한 상대와 경기할 때 내 경기도 더 잘 풀리는 경향이 있고, 트란(퀴엣치엔)과는 예전에도 가끔 연습경기를 하던 사이라 별 생각은 없었다. 전에 함께 경기할 때도 비슷하게 가다 내가 지는 경우가 잦았는데, 이번에도 비슷했다. (김동룡은 트란에 34:40(21이닝)으로 패했다)

▲처음 오른 16강에서 김준태 선수에게 졌는데. (39:50패)

=절대 지고 싶지 않았는데 아쉬운 결과였다. 특히 (김)준태와 나 모두 경기력도 썩 좋지 못해 더욱 아쉬웠다. 하지만 결과를 인정하고, 이 정도까지 온 것에 만족한다. 열심히 응원해 준 동료들과 여자친구에게 감사하다. 특히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로이 배우고 깨달은 것들이 많아 더욱 만족스럽다.

▲이번 대회를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얻었는지.

=앞서 말했듯, 요즘 여러모로 심신이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당구에 대한 동기부여도 많이 떨어져 있었고, 실제로 성적도 가장 저조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대회 때 새로운 성과를 달성하며 오랜만에 당구로서 만족감을 느끼니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 연습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동안은 가벼운 마음으로 나갔던 국제대회를 앞으로는 더 진지하게 대하게 될 것 같다. 연 2회 정도 나가던 3쿠션월드컵 출전횟수도 이제 더 늘려볼까 한다. 오랜만에 도전에 대한 욕구가 샘솟는 느낌이다.

▲미뤄왔던 체력훈련도 시작할 생각이라고.

=그렇다. 3쿠션월드컵을 자주 못 나가는 이유도 체력적인 요인이 크다. 특히 유럽, 남미 등 먼 곳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할 땐 너무 힘들었다. 이런 대회에 출전해 제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려면 체력을 많이 끌어올려야 한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세계랭킹도 100계단 가까이 상승했다. (종전 196위에서 103위로 상승)

=랭킹을 보니 더욱 욕심이 생기는 것 같다. 앞으로도 꾸준히 성적을 랭킹을 올리고 싶다.

호치민대회 결과 세계랭킹이 100단계 가까이 상승(196→ 103위)한 김동룡은 미뤄뒀던 체력훈련을 열심히 해 3쿠션월드컵에 더 많이 출전할 생각이라고 했다. 대회 현장서 엄지를 추켜세우고 있는 김동룡.
▲국제무대에서 겨뤄보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딕)야스퍼스다. 아직 경기해 본 적 없다. 개인적으로 야스퍼스 선수를 세계 최고 선수로 꼽는데, 공 하나하나를 대하는 자세가 너무 좋다. 부럽고, 내가 많이 배우고 싶은 부분이다.

▲선수생활하면서 많은 제자를 양성해 왔는데,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당구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 당구 칠 때 기본적인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더 나아가서는 본인이 당구를 치는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기술에 대한 이해도는 선수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마음을 제어할 수 없다면 기술도 무용지물이다. 이런 부분을 명심하고 당구를 진심으로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린 제자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젊고 어린 선수를 좋아한다. 그들이 가진 순수함과 활기가 좋고, 잘 따라주면 뿌듯하다. 내가 선수생활 이어가는데도 많은 힘이 되는 친구들이다.

▲선수생활 하다 지도자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다. 지도자 전향을 생각해본 적 없는지.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은 있지만, 아직은 선수생활이 먼저다. 만약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다 해도 선수생활은 계속해서 할 것 같다. 선수생활에 욕심이 없어진다면 당구를 그만 쳐야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목표는.

=일단 국내대회에서 진짜 잘 해보고 싶다. 올해엔 전국대회서 우승컵 하나는 꼭 들어보고 싶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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