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아 용현지 손준혁 ‘선수들의 스승’ 김동룡 “호치민3쿠션월드컵에서 커리어 하이, 새로운 자극 얻어”
위마즈 강자인 호프만 타이홈치엠 강호 연파
16강서 김준태에게 아쉽게 고배
최근 가장 힘든 시기, 호치민서 새 동기부여
김동룡(52)은 올해로 선수생활 20년차를 맞이한 베테랑이다.
현재는 전국랭킹이 32위로 다소 쳐져있지만, 과거 대구3쿠션 간판선수로 활동하던 시절엔 전국대회 정상에도 두 번(2008 대구시장배, 2012 대한당구연맹회장배) 올랐고 랭킹도 국내 ‘톱5’를 넘나들었다.
“월드컵 더 나가고 올핸 전국대회 우승 목표”
이번 호치민대회를 3차예선(PQ)부터 출발한 김동룡은 시작부터 까다로운 조에 속했다. 하지만 5년만의 UMB 복귀전을 가진 비롤 위마즈(튀르키예)와 ’강호‘ 강자인(국내5위, 충남체육회)을 차례로 제압, 최종예선(Q)에 올랐다.
16강전에선 이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김준태(세계 1위, 경북체육회)에게 패배, 대회를 마감했다. 호치민에서 커리어하이를 찍은 김동룡을 만났다.
▲선수생활 처음으로 3쿠션월드컵 16강을 밟았다.
=사실 처음엔 그 부분에 대해 크게 실감하지 못했다. 다만 경기 끝나고 동료, 제자들이 워낙 많이 축하해줘 기뻤고, 만족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이번 대회에 큰 욕심을 갖고 출전한 건 아니라고.
=그렇다. 근래 전반적으로 심신이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 건강상으로도 문제가 좀 있을 뿐 아니라, 주변 상황도 그리 좋지가 않아 당구도 잘 안됐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연습도 충분히 하지 못해 가벼운 마음으로 출전했다. 심지어 첫 경기(3차예선) 전날엔 더더욱 몸 상태가 안 좋아 잠도 거의 못 잤다.
▲그럼에도 첫 경기부터 잘 풀어냈다.
=일단 마음가짐이 가벼웠던게 통했던 것 같다. 어차피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이니 긴장감도 덜했고, 결과를 크게 기대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했다.
=위마즈와 경기한다는 걸 알고선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지난해 호치민대회 때 (무라트 나지)초클루 선수를 꺾었고, 초클루 선수는 그 경기때문에 탈락했다. (김동룡은 2023 호치민3쿠션월드컵 최종예선서 초클루에 40:33(32이닝)으로 승리했고, 초클루는 1승1패 조2위에 그쳐 탈락했다)
당시 초클루는 PBA 합류 전 마지막 3쿠션월드컵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대회에선 공교롭게도 UMB로 돌아온 위마즈 선수를 상대하게 돼 묘한 자신감이 생겼다. 위마즈의 경기 흐름도 작년 초클루 선수와의 경기와 비슷하게 흘러가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32강 본선리그에서도 2승이나 거뒀다. (2승1패 조2위로 16강 진출)
=대진이 까다로웠다는 점에 대해선 신경쓰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강한 상대와 경기할 때 내 경기도 더 잘 풀리는 경향이 있고, 트란(퀴엣치엔)과는 예전에도 가끔 연습경기를 하던 사이라 별 생각은 없었다. 전에 함께 경기할 때도 비슷하게 가다 내가 지는 경우가 잦았는데, 이번에도 비슷했다. (김동룡은 트란에 34:40(21이닝)으로 패했다)
▲처음 오른 16강에서 김준태 선수에게 졌는데. (39:50패)
=절대 지고 싶지 않았는데 아쉬운 결과였다. 특히 (김)준태와 나 모두 경기력도 썩 좋지 못해 더욱 아쉬웠다. 하지만 결과를 인정하고, 이 정도까지 온 것에 만족한다. 열심히 응원해 준 동료들과 여자친구에게 감사하다. 특히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로이 배우고 깨달은 것들이 많아 더욱 만족스럽다.
▲이번 대회를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얻었는지.
=앞서 말했듯, 요즘 여러모로 심신이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당구에 대한 동기부여도 많이 떨어져 있었고, 실제로 성적도 가장 저조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대회 때 새로운 성과를 달성하며 오랜만에 당구로서 만족감을 느끼니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 연습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동안은 가벼운 마음으로 나갔던 국제대회를 앞으로는 더 진지하게 대하게 될 것 같다. 연 2회 정도 나가던 3쿠션월드컵 출전횟수도 이제 더 늘려볼까 한다. 오랜만에 도전에 대한 욕구가 샘솟는 느낌이다.
▲미뤄왔던 체력훈련도 시작할 생각이라고.
=그렇다. 3쿠션월드컵을 자주 못 나가는 이유도 체력적인 요인이 크다. 특히 유럽, 남미 등 먼 곳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할 땐 너무 힘들었다. 이런 대회에 출전해 제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려면 체력을 많이 끌어올려야 한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세계랭킹도 100계단 가까이 상승했다. (종전 196위에서 103위로 상승)
=랭킹을 보니 더욱 욕심이 생기는 것 같다. 앞으로도 꾸준히 성적을 랭킹을 올리고 싶다.
=(딕)야스퍼스다. 아직 경기해 본 적 없다. 개인적으로 야스퍼스 선수를 세계 최고 선수로 꼽는데, 공 하나하나를 대하는 자세가 너무 좋다. 부럽고, 내가 많이 배우고 싶은 부분이다.
▲선수생활하면서 많은 제자를 양성해 왔는데,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당구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 당구 칠 때 기본적인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더 나아가서는 본인이 당구를 치는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기술에 대한 이해도는 선수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마음을 제어할 수 없다면 기술도 무용지물이다. 이런 부분을 명심하고 당구를 진심으로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린 제자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젊고 어린 선수를 좋아한다. 그들이 가진 순수함과 활기가 좋고, 잘 따라주면 뿌듯하다. 내가 선수생활 이어가는데도 많은 힘이 되는 친구들이다.
▲선수생활 하다 지도자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다. 지도자 전향을 생각해본 적 없는지.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은 있지만, 아직은 선수생활이 먼저다. 만약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다 해도 선수생활은 계속해서 할 것 같다. 선수생활에 욕심이 없어진다면 당구를 그만 쳐야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목표는.
=일단 국내대회에서 진짜 잘 해보고 싶다. 올해엔 전국대회서 우승컵 하나는 꼭 들어보고 싶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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