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싶은 목소리만 골라서...소음 제거 헤드폰의 진화

곽노필 기자 2024. 6. 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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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헤드폰 착용자가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의 목소리만 골라 들려주는 '표적 음성 청취'(Target Speech Hearing)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최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미 컴퓨터협회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학술대회(ACM CHI)에서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헤드폰을 착용한 뒤 대상자를 3~5초 동안 바라보면서 목소리를 등록하면, 그 이후 장소를 옮기더라도 등록된 사람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재생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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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의 미래창
워싱턴대 연구진, ‘표적 음성 청취’ 시스템 개발
인공지능이 단 5초 학습한 뒤 콕 집어 재생
듣고 싶은 사람의 소리만 골라 들을 수 있는 인공지능 헤드폰이 개발됐다. 워싱턴대 동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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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나와 있는 소음 제거 헤드폰이나 이어폰은 주로 소음을 상쇄시키는 음파를 생성하는 기술을 이용해 듣고 싶은 소리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특정 소리를 지우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진이 한 단계 진화한 소음 제거 헤드폰 기술이 선보였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듣고 싶은 사람의 소리만 골라 들을 수 있는 헤드폰이다. 1970년대 미국의 인기 드라마였던 ‘바이오닉 우먼’의 주인공 제이미 소머즈의 생체공학 귀를 연상시키는 장치다. 소머즈는 귀에 이식한 칩을 이용해 멀리 떨어진 곳의 작은 소리도 증폭해서 또렷하게 듣는다.

연구진은 헤드폰 착용자가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의 목소리만 골라 들려주는 ‘표적 음성 청취’(Target Speech Hearing)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최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미 컴퓨터협회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학술대회(ACM CHI)에서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헤드폰을 착용한 뒤 대상자를 3~5초 동안 바라보면서 목소리를 등록하면, 그 이후 장소를 옮기더라도 등록된 사람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재생해 준다.

연구를 이끈 시암 골라코타 교수(컴퓨터과학)는 “이 장치를 사용하면 많은 사람이 떠들어대는 소란스러운 환경에서도 한 사람의 목소리를 또렷하게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등록된 사람의 목소리 선명도가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평균 2배 가까이 높았다. 워싱턴대 동영상 갈무리

등록한 사람 목소리 선명도 2배 높아져

이 시스템을 이용하려면 우선 마이크가 장착된 헤드폰을 착용한 뒤, 상대방 쪽을 향해 고개를 돌린 채 오른쪽 헤드셋에 있는 버튼을 눌려야 한다. 이때 주의할 것은 화자의 음성에서 나오는 음파가 헤드셋 양쪽에 있는 마이크에 거의 동시에 닿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양쪽의 각도 차이가 16도를 넘으면 안 된다.

헤드폰이 목소리를 내장 컴퓨터에 보내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상대방의 발성 특성을 학습한다. 그러면 시스템은 이를 토대로 상대방의 목소리를 계속 포착해 헤드폰 착용자에게 전해준다. 화자가 말을 할수록 학습 데이터가 쌓여 헤드폰의 청취 능력도 덩달아 좋아진다.

연구진은 21명을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등록된 사람의 목소리 선명도가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평균 2배 가까이 높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은 몇 가지 제약 요소가 있다. 우선 현재 이 시스템은 한 번에 한 명의 목소리만 등록할 수 있다. 또 상대방의 목소리와 같은 방향에서 다른 큰 소리가 들리지 않아야만 등록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음질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다시 등록해 음질을 높일 수 있다”며 “앞으로 보청기에도 이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다른 연구자들도 이 기술을 이용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기술 코드를 개발자 커뮤니티 ‘깃허브’에 공개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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