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7명 중 1명 "부모-자녀 동시 부양"…자신은 '고독사' 걱정

권애리 기자 2024. 6. 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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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지금의 장년층을 끼인 세대라고 표현하고는 하잖아요. 부모는 부양하지만 자녀로부터 부양을 받기는 어려운 세대, 이들이 내년이면 본격적으로 노년층이 된다고요.

<기자>

지금 우리 사회에서 50대 중반에서 60대 중반까지의 장년층 860만 명에 이르는 60년대생입니다.

전체 인구의 16.6%를 차지해서 보시는 것처럼 10년 단위로 끊었을 때 대한민국에서 지금 가장 인구가 많은 연령대입니다.

이들이 내년부터 65세, 현행법에서 본격적인 노인으로 분류되는 세대에 접어드는데요.

자신들도 노년의 삶을 준비해야 하는 이들 중에 부모가 생존해 있는 경우 44%가 부모에게 매달 평균 73만 원의 생활비를 드리고 있다는 응답이 나왔습니다.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서 지난달에 60년대생 9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한 겁니다.

부모도 부모지만 자녀 쪽으로도 경제적인 도움이 계속 들어갑니다.

지금의 만 55세 이상은 해당 세대 여성들의 평균 초산 연령이 아직 20대 후반이었던 연령대입니다.

자녀들이 대체로 만 25세 안팎에서 30세를 넘어간다는 거죠.

하지만 이들 중 84%가 평균 2명의 자녀를 뒀는데 그중 43%는 여전히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대답했고요.

그 액수는 월평균 88만 원 정도였습니다.

설문에 응답한 사람 중에서 15%, 그러니까 7명 중에 1명 꼴로는 부모와 자녀 양쪽을 동시에 부양하고 있었습니다.

월평균 164만 원이 들어갔습니다.

<앵커>

매달 160만 원, 부담이 참 큰 돈입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의 노후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다고요.

<기자>

절대다수인 89%가 자기 노후는 본인 스스로 책임질 생각입니다.

배우자라는 응답도 2%, 자녀는 1%에 불과했습니다.

노후에는 혼자 살고 싶다는 사람이 많은 것도 상당히 눈에 띕니다.

10명 중 3명에 가까운 28%가 노후에는 혼자 살고 싶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소득에 따른 차이가 뚜렷했습니다.

소득이 높을수록 배우자와 함께 살고 싶어 하는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

그리고 소득 수준이 내려 갈수록 혼자 살고 싶다는 응답이 점점 더 늘어나다가 월 소득 200만 원 미만이 되면 둘이 살고 싶다는 사람은 32%에 그칩니다.

소득 수준이 어떻든 자녀와 함께 살고 싶다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전체 6%에 불과했습니다.

한 마디로 경제적으로는 당연히 스스로가 자신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대이고, 특히 자녀에게는 기대려고 하지 않습니다.

다만 돈 문제 말고 스스로를 돌볼 수 없을 만큼 내가 노쇠하거나 병들면 어떡하느냐, 앞으로 돌봄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질 거란 인식이 98%에 이를 정도로 세대 전체가 여기에 대한 공포감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고독사할 거라는 응답도 10명 중에 3명 넘게 내놨고요.

특히 월소득 200만 원 미만의 저소득층은 절반이 자신의 고독사를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이 세대의 88%가 '법적 상속자보다 나를 간병한 가족에게 더 많은 유산을 상속하겠다'는 응답을 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관련이 깊어 보입니다.

<앵커>

부모와 자식 양쪽을 모두 부양하면서 스스로도 돌봐야 하는 버거운 처지인데 정작 은퇴해야 하는 시기는 계속 빨라지고 있잖아요.

<기자>

지금 응답자 중에서 절반 이상이 자신의 직업 인생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오래 일해온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상태였습니다.

평균 퇴직나이는 만 54.1세였는데요.

그나마 만 60에서 64세 사이는 평균 56.7세에 퇴직을 경험했는데 50대 후반에서 퇴직을 경험한 사람들은 평균 50.7세에 주된 일자리를 나왔다고 대답했습니다.

50대에 퇴직한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좀 더 이른 연령대를 얘기하게 마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람 수로는 50대에 주된 일자리로부터의 퇴직을 경험한 사람들이 60대 응답자의 76% 정도였거든요.

사람 수 차이에 비해서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이 자의로든 타의로든 앞당겨진 분위기는 분명합니다.

이 연령대는 대부분 퇴직 후에도 일하고 싶어 합니다.

주된 일자리에서 나온 후에도 절반이 다시 취직하거나 창업했는데 퇴직 후에 평균적으로 2.3개의 일자리를 경험했습니다.

이들의 퇴직 이후의 기간을 고려해 볼 때 일자리의 불안정성이 높은 상태라고 미뤄볼 수 있는 숫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세대가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내년에 본격 노년층에 돌입하기 시작합니다.

현실을 제대로 분석한 정책 방향이 좀 더 날카롭게 세워질 필요가 있어 보이는 모습입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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