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성별이 중요하다"…英 총선 핫이슈로 뜬 '젠더'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엑스(X)에 올린 "생물학적 성별이 중요하다"는 메시지. /사진=X캡쳐

다음달 조기 총선을 앞둔 영국에서 ‘생물학적 성별’ 보호 이슈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리시 수낙 총리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생물학적 성별은 중요하다. 우리는 여성들과 소녀들을 보호할 것이다.(Biological sex matters. We‘re protecting women and girls.)” 란 메시지를 올린 게 계기가 됐다.

수낙 총리는 3일 엑스(X·옛 트위터)에 이 같은 내용을 올리고 재선될 경우 2010년 제정된 성평등법을 개정해 생물학적 성별을 보호하는 내용을 담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에는 트랜스젠더 여성이 특정 여성 전용 공간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기게 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수낙 총리의 선언은 여성 전용 공간이 여성으로 태어난 사람들만을 위한 공간으로 남도록 하겠다는 그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성평등법에 따르면 성별 및 성적 지향 등 ‘보호된 특성’을 들어 누군가를 차별 하는 것은 불법이다. 

연설하고 있는 리시 수낙 영국 총리. /사진=연합뉴스

보수당은 법을 생물학적 성별에 적용하도록 변경하고, 여성들이 이용하는 공공 화장실 및 병원 병동, 가정 폭력 지원 시설 등에 트랜스젠더 여성이 접근하지 못 하도록 할 방침이다. 보수당은 성평등법이 2010년 도입된 이후 젠더 이슈에 관한 변화하는 해석을 따라가지 못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낙 총리의 이 같은 선언에 대해 영국 내 반응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보수당 지지자들은 “여성 전용 공간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 조치”라고 환영한다. 하지만 반(反)보수당 진영에선 이 제안이 차별적이고 퇴행적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트랜스젠더 개인의 권리와 존엄성을 훼손하고 궁극적으로 이들을 소외하고 배제하는 흐름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영국 정부도 이 같은 반대 여론을 의식하고 있다. 케미 바데녹 여성·평등부 장관은 “트랜스 젠더들이 원하는 대로 삶을 사는 것을 막으려는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송종현 한경닷컴 뉴스국장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