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지나친 우승 자부심 내려놓았다" KBO 2년차 외국인이 밝힌 '9승 1패' 파죽지세 이유
LG 트윈스가 어느새 리그 선두 자리를 넘본다. 최근 10경기 9승 1패의 엄청난 상승세. 그 이유를 KBO 2년 차 외국인 오스틴(31)은 이렇게 설명했다.
한때 공동 5위에 자리했던 LG는 이제 단독 2위에 올라 있다. 34승 24패 2무로 선두 KIA와 승차는 1.5경기. 5위 SSG(29승 28패 1무)와 승차는 4.5경기로 벌어져 있다.
LG는 지난 23일 대전 한화전에서 승리한 뒤 NC와 잠실 3연전에 이어 28일과 29일 인천 SSG전에서도 승리하며 6연승에 성공했다. 이어 30일 SSG에 2-8로 경기를 내주면서 연승이 끊겼지만, 지난 주말 두산과 3연전을 싹쓸이하며 최근 10경기 9승 1패를 기록했다.
LG의 상승세를 이끈 주인공 중 한 명. 바로 LG 팬들 사이에서 복덩이 외국인 타자로 불리는 오스틴이다. 오스틴은 지난 1일 잠실 두산전에서 KBO 데뷔 후 첫 멀티홈런을 터트리는 등 5타수 2안타(2홈런) 2타점 3득점 1볼넷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오스틴은 LG가 4-5, 한 점 차로 뒤지고 있던 9회 2사 후 극적인 동점 솔로포를 작렬시키며 LG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당시 앞서 두 타자가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이제 아웃카운트 1개면 패배가 확정되는 상황. 여기서 오스틴은 두산 클로저 홍건희를 상대로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한가운데 슬라이더(140km)를 통타, 좌측 담장을 그대로 넘어가는 동점 솔로 아치를 그렸다. 시즌 12호 홈런(타구 속도 167.3km, 발사각 25.3도, 비거리 121.8m). 이 홈런으로 LG는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고, 결국 연장 11회에 나온 문성주의 적시타와 김현수의 투런 홈런을 묶어 승리할 수 있었다.
오스틴은 개인보다 팀을 우선 생각하고 있었다. 당시 경기 후 그는 "9회 홈런을 때려내서 굉장히 좋았다. 그런데 솔직히 팀이 극적으로 승리한 게 더욱 와닿았다. 저희 팀이 다시 하나로 뭉쳐 힘을 내 승리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입을 열었다.
무엇보다 오스틴은 실력뿐만 아니라, 늘 경기에서 파이팅 넘치는 자세를 보여주며 LG 더그아웃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지난해 KT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상대 외국인 에이스 웨스 벤자민을 상대로 선제 스리런포를 터트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올 시즌에도 오스틴은 59경기에서 타율 0.311(212타수 66안타) 2루타 11개, 3루타 1개, 13홈런, 47타점 38득점 6도루 32볼넷 3몸에 맞는 볼 42탈삼진 장타율 0.557 출루율 0.396 OPS(출루율+장타율) 0.953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오스틴은 1일 멀티포에 이어 2일 두산전에서도 홈런 1개를 추가했다.
최근 팀 상승세에 대해 오스틴은 "지난해 저희 선수들끼리 단합이 정말 잘 됐다. 시작부터 잘 풀리면서 기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초반에 단합이 안 된 부분이 살짝 있었다. 개인적으로 잘 풀리지 않거나, 사소한 문제들이 있었는데 최근 2~3주 전부터 단합이 잘 되기 시작했다.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지금의 기세를 다시 찾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저희가 우승팀이지 않았나. 그래서 이제 우승도 했고, 분위기도 좋은 상태로 시즌에 돌입했다. 그런데 시즌 초반 많이 힘든 상황이 있었고, 경기에서 계속 패하다 보니까 몇 명은 '어? 우리가 분명 우승팀이었는데 왜 안 되지'라는 생각을 했다. 또 선수들 개인적으로 '지난해만큼 안 되네'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렇게 다들 생각이 많다 보니 결과가 잘 안 나오는 가운데, 선수단끼리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김현수가 힘을 내자고 했다. 지난해 지나친 (우승) 자부심을 내려놓고, 이제 다시 저희의 모습으로 돌아가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부담감을 내려놓으니 결과는 저절로 따라왔다는 이야기였다.
이제 LG는 이번 주 키움(홈)과 KT(원정)를 차례로 상대한다. 6연전 결과에 따라 1위까지 차지할 수 있다. 사실상 '버티기 모드'에서 쾌조의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LG가 과연 돌풍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 LG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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