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힐러리 투옥하라 한 적 없다” 또 거짓말 논란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의혹으로 유죄 평결을 받고 법원 선고를 기다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과거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투옥하라’고 외쳤던 자신의 발언을 부정하는 거짓말을 해 비판을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은 3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폭스뉴스 인터뷰 내용을 일제히 검증해 이같이 보도했다.
문제의 발언은 그가 전날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2016년 대선에서 맞붙였던 클린턴 전 장관을 수감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한 부분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유세 과정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이 자주 외치던 ‘그녀를 감옥으로’(Lock her up) 구호와 관련해 “그들은 항상 그(힐러리)를 투옥하라고 외쳤지만, 그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일이 나에게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힐러리)를 투옥하라고 말한 적이 없고, 사람들이 투옥을 외쳤다”며 “승리 후 나는 아주 공개적으로, 진정하고 이제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때라고 다독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클린턴 전 장관의 투옥을 명백하게 언급한 사례는 여러 건”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6월 “그(힐러리)는 감옥에 가야한다. 그는 완전히 유죄”라고 말했고, 7월 유세에서도 “내가 힐러리를 언급할 때마다 ‘투옥하라’는 외침이 들린다”며 “나도 여러분에게 동의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또 같은 해 10월에는 엑스(옛 트위터)에 “힐러리는 기소돼 감옥에 갔어야 했다”며 “그 대신 그는 조작된 선거에 후보로 출마했다”고 적었다.
다만 2016년 11월 대선 승리 직후에는 “힐러리는 나라를 위해 오랫동안 열심히 일했으며, 그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면서 화합의 뜻을 표했다.
하지만 2020년 대선에서도 상대를 감옥에 보내야 한다는 구호는 그치지 않았다. 이때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러분은 그들을 감옥에 보내야 한다. 바이든 일가와 힐러리를 투옥하라”고 지지자들의 연호에 화답했다고 CNN은 전했다.
뉴스위크는 “트럼프는 유죄 평결을 받은 이후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힐러리 수감을 요구했던 자신의 발언과 거리를 두려 애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입막음 돈 지급 의혹과 관련해 3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음달 11일 담당 판사의 선고를 앞두고 있다. 최대 징역 4년에 처할 수 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문기의 추석 선물’ ‘딸에게 보낸 동영상’···이재명 ‘선거법 위반’ 판결문
- 조국 “민주주의 논쟁에 허위 있을 수도···정치생명 끊을 일인가”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트럼프 반대한 ‘반도체 보조금’···바이든 정부, TSMC에 최대 9조2000억원 확정
- [사설] 이재명 선거법 1심 ‘당선 무효형’, 현실이 된 야당의 사법리스크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