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감긴 끈끈이 테이프, 만지지 마세요

참나무에 감은 롤트랩. 광릉긴나무좀을 잡기 위한 장치다.

최근 산에 가면 나무 밑동이 테이프로 둘둘 감긴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테이프 겉면은 끈적끈적한 물질로 덮여 있다. 시장에서 파리를 잡을 때 쓰는 '끈끈이' 테이프와 비슷한 모양이다.

광릉긴나무좀. 사진=산림청

이것은 해충으로부터 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롤트랩'이라고 부른다. 롤트랩은 참나무 시들음병의 매개충인 '광릉긴나무좀'을 잡기 위해 쓰인다. 광릉긴나무좀은 나무 안에 파고들어가 곰팡이균을 퍼뜨려 수분과 양분의 흐름을 막아 나무를 말라 죽게 한다.

산림청에 따르면 광릉긴나무좀은 2004년 경기도 성남에서 참나무류가 집단 고사하는 현상이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가늘고 긴 원통형 몸을 지녔고 갈색을 띤다. 참나무시들음병이 보고되기 이전 광릉긴나무좀은 주로 고사목, 쇠약목을 공격하는 해충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외관상으로 건강한 나무도 공격해 죽게 만드는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방제 방법으로 죽은 나무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하거나 훈증이나 약제를 뿌리는 등 다양하지만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롤트랩을 이용한 방제가 많이 이뤄지는데, 이 트랩은 대개 5월~6월 설치됐다가 10월쯤 철거된다. 가급적 손으로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