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아프리카 48개국 정상회의 개최···정상 공동선언 광물 등 경제협력 논의
한-아프리카 '공급망 대화체' 설립 방안 구체화
尹 "韓, 아프리카 진실된 친구 미래로 나아갈 준비 돼 있다"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4~5일 양일간 개최된다.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한 이날 회의에는 아프리카 대륙 초청 대상국 48개 나라 대부분이 참석한다. 원조의 대상에서 가장 젊고 성장 잠재력이 큰 대륙이 된 아프리카와 공급망 대화체 설립 방안도 구체화 할 예정이다. 역대 최대 규모 다자회의는 한-아프리카 협력의 중요한 발판이 될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부터 5일까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진행된다. 아프리카 국가들과 다자 정상회의를 갖는 건 처음이다.
이번 회의에는 아프리카 55개국 중 쿠데타 등으로 제재를 받는 나라를 제외한 48개국이 초청에 응했다. 25개국은 국가원수가 직접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25개국 정상 전원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아프리카는 전체 인구는 14억 명으로 중국과 비슷한데, 60%가 25세 이하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곳이다. 또한 크롬·망간·코발트 같은 2차전지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 핵심 원료 등 전 세계 광물자원 중 30%가 집중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돼 4차 산업혁명을 위해 반드시 협력해야 할 파트너로 평가 받는다.
글로벌 중추 국가를 지향하는 한국에게 아프리카와의 협력은 필수다. 세계가 자유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으로 갈라지면서 유엔 회원국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아프리카의 존재감은 매우 커졌다. 아프리카는 유엔에서 54표를 행사할 수 있는 대륙이다. 국제무대에서 평화, 안보 의제와 관련해 쟁점 사안에 있어 캐스팅보트 역할을 수행해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인 우리나라의 활동에 있어서 아프리카와의 협력은 중요하다.
아프리카는 국제 무대에서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개발도상국) 그룹의 핵심이 됐다. 우리의 아프리카와의 협력 의지는 전날 공식 환영 만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윤 대통령은 3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환영 만찬에서 "한국은 아프리카의 진실된 친구로서 함께 미래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가장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을 겪었고 가장 극적으로 경제발전과 번영의 길을 개척해 왔기 때문에 아프리카의 발전과 번영을 향한 열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아프리카의 비슷한 문화를 직접 언급하며 연대와 협력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에는 '두레'와 '품앗이'라는 전통이 있다"며 아프리카 말인 '우분투'(ubuntu), '하람베'(harambe), '니트 니타이 가라밤'(Nit Nitai garabam)을 언급했다. 각각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고,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 '함께 일한다', '서로가 서로를 치유한다'라는 뜻이다.
윤 대통령은 "지역과 언어는 서로 다르지만 모두의 연대와 협력을 소중히 여기는 아프리카의 정신은 한국의 두레, 품앗이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짚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아프리카가 동반 성장관 연대의 큰 걸음을 함께 내딛게 된 것을 더없이 기쁘게 생각한다"며 "함께 만들어 나갈 미래를 위하여"라고 건배를 제의했다.
이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이번 회의가 동반 성장과 지속가능성, 연대를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건배사를 했다. 이날 만찬에는 아프리카 48개국 정상·대표 60여 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만찬에 앞서 아프리카 정상 부부들을 영접하고 환담과 기념 촬영을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신라호텔에 마련된 만찬장에도 한국의 미를 알리기 위해 세심한 부분들을 챙겼다. 만찬에서는 K-팝 댄스, 태권도, 전통 가곡, 남사당패와 아프리카 타악기 춤이 어우러진 공연 등 한국과 아프리카가 함께하는 문화 공연이 진행됐다.
또 만찬장 대형 미디어월에는 '조선 왕실 행사 풍경' 등 조선시대 정조의 여정을 그린 기록화를 3D로 구현한 영상이 상영됐다.
만찬 메뉴로는 김과 고추장, 카사바, 쿠스쿠스 등 양측 고유 재료를 사용해 사막과 초원, 강과 고원 등 아프리카 대륙 특징을 표현한 요리가 준비됐다.
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는 한국과 아프리카 간 동반성장, 지속가능성, 연대 등을 목표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통해 다수의 협력 문서를 채택해 교역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국가별 산업 수준과 경제 격차를 감안해서 농업, 수산업, 인프라 등 분야에서 맞춤형 협력을 추진하고, 아프리카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할 토대도 만들 방침이다. 이밖에 전 지구적 도전 과제인 기후 위기, 보건 안보, 공급망 안정 등에 대해서도 구체화해 나갈 방침이다.
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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