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만 옮기면 펄펄나는 박병호…삼성 이적 후에도 불꽃타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새 유니폼만 입으면 180° 달라지는 '국민거포' 박병호(38)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뒤 펄펄 날고 있다.
잡음 끝에 지난달 28일 KT 위즈에서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박병호는 팀을 옮긴 뒤 5경기에서 타율 0.389(18타수 7안타) 2홈런 7타점에 OPS(출루율+장타율) 1.365로 맹타를 휘둘렀다.
삼성 이적 후 첫 경기부터 대포를 가동했다.
트레이드 바로 다음 날인 5월 29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박병호는 삼성이 1-8로 끌려가던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틀 뒤인 31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홈런 한 방을 날리는 등 5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불꽃타를 휘둘렀다.
1회 좌전 안타를 날린 박병호는 5회 1사 1루에서도 좌익수 방면 안타를 쳤고, 5-5로 맞선 6회 2사 2, 3루에서는 왼쪽 담장을 넘기는 3점포를 쏘아올렸다. 이 홈런은 이날 경기의 결승타였다. 삼성은 박병호의 홈런 덕에 8-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박병호는 이달 1일 한화전에서도 0-0으로 맞선 1회 1사 1, 3루 상황에 선제 3점포를 쏘아 올렸다. 박병호의 홈런으로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한 삼성은 6-4로 이겼다.
2일 경기에서도 삼성이 한화를 1-0으로 물리쳤는데 귀중한 한 점이 박병호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박병호는 0의 행진이 이어지던 8회 무사 2루에서 우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날렸다.
올 시즌 초반 KT에서 보인 모습과는 딴판이다. 박병호는 올해 KT 소속으로 뛴 44경기에서 타율 0.198(101타수 20안타) 3홈런 10타점, OPS 0.638에 그쳤다.
박병호가 팀을 옮긴 뒤 달라진 모습을 보인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05년 1차 지명을 받고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는 큰 기대를 받으면서도 좀처럼 만년 거포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LG에서 뛴 2010년까지 두 자릿수 홈런을 친 적이 없었다.
박병호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이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이적이었다.
2011년 7월 LG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박병호는 그해 13홈런을 때려냈다.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치며 잠재력을 보여줬다.
이후 박병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했다.
2012년 31홈런을 쳐 생애 첫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는 2012~2015년 4년 연속 홈런왕에 등극했다. 특히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52홈런, 53홈런을 쳐 이승엽, 심정수에 이어 한 시즌에 50개 이상의 홈런을 친 타자로 이름을 남겼다.
2019년에도 33홈런을 치며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박병호는 이후 2년 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20년(21홈런)과 2021년(20홈런) 20개 이상의 홈런을 쳤지만 타율이 크게 떨어졌다. 타율이 2020년 0.223, 2021년 0.227에 머물렀다. 에이징 커브(나이가 들면서 운동 능력이 저하되는 것)가 찾아왔다는 평가도 나왔다.
부진을 이어가던 박병호는 다시 한 번 변화를 택했다. 2021시즌을 마친 뒤 프리에이전트(FA)가 된 박병호는 3년, 총액 30억원의 조건에 KT에 새 둥지를 틀었다.
박병호는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또 다시 살아났다. 2022년 124경기에서 타율 0.275 35홈런 98타점에 OPS 0.908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개인 통산 6번째로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역대 최고령 홈런왕에 오르면서 건재함을 뽐냈다.
2023년 타율 0.283 18홈런 87타점의 성적을 낸 박병호는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보였고, 결국 주전 경쟁에서도 밀려 출전 기회가 크게 줄었다.
그러자 박병호는 KT에 방출 또는 이적 요청을 했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우여곡절 끝에 팀을 옮긴 박병호는 앞선 이적 때와 마찬가지로 부활 찬가를 부르고 있다.
삼성이 홈으로 삼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KBO리그의 대표적인 타자 친화적 구장이다. 홈플레이트부터 거리가 좌우 펜스 99.5m, 중앙 펜스 122.5m로 짧지 않지만, 팔각형 모양으로 좌우중간 펜스까지 거리가 107m에 불과해 홈런이 많이 나온다.
박병호가 이적할 때부터 홈구장 이점을 발판삼아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가 적잖았다.
삼성 이적 후 때려낸 홈런 3개는 비거리 120m, 125m, 110m의 대형 홈런이었다. 홈구장 구조와는 큰 관련이 없었다. 그러나 타자 친화적 구장이라는 점이 박병호의 심리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삼성은 홈런이 많이 나오는 홈구장의 이점을 누리지는 못했다. 오히려 홈런을 쉽게 허용하면서 손해를 봤다.
하지만 박병호가 부활에 성공해 4번 타자로 자리를 잡아주면 홈구장의 이점도 톡톡히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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