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적이었던 스타트→5월 +3승 '리그 3위'…6월의 롯데는 더 강해진다, 곧 '천군만마'들이 가세한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는 힘겨운 5월을 +3승으로 잘 이겨냈다. 이제는 부상으로 빠진 베테랑들이 돌아와 힘을 보탤 시기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2022시즌이 끝난 뒤 '윈 나우'를 외쳤다. 롯데는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4년 총액 80억원에 유강남, 4년 50억원에 노진혁, 3+1년 40억원에 한현희까지 영입하며 그동안 가장 큰 문제점으로 받았던 약점을 보완했다. 전력 보강을 바탕으로 롯데는 4월을 단독 1위로 마치는 등 시즌 초반 강력한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6월부터 부상자들이 쏟아지기 시작, 결국 6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에 롯데는 이번 겨울 '명장' 김태형 감독을 선임하는 등 큰 변화를 가져갔다. 당장 '대권'을 노릴 정도의 전력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가을야구를 경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롯데의 시즌 초반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올해 큰 기대를 모았던 한동희와 김민석이 정규시즌 일정이 시작하기도 전부터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3월 한 달 동안 1승 6패로 리그 9위에 머물렀다.
일단 롯데는 어떻게든 떨어져 있는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뿌리는 군필 사이드암 우강훈이라는 유망주의 출혈까지 감수하면서 손호영을 영입,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드라마틱한 반전은 없었다.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던 3월보다 더 추락할 곳이 없었던 롯데는 4월 한 달 동안에도 7승 1무 15패 승률 0.318에 머물렀고, 일정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10승의 고지도 밟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이런 롯데가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한 것은 5월이었다. 일단 선발진이 안정을 찾은 것이 매우 컸다. 5선발이었던 이인복이 부진을 거듭한 끝에 1군에서 말소됐지만, 시즌 초반 좀처럼 구속이 나오지 않으면서 속을 썩였던 애런 윌커슨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원·투·쓰리 펀치가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조금씩 상승세를 타는 상황에서도 악재가 없진 않았다. '캡틴' 전준우를 비롯해 정훈이 부상으로 인해 자리를 비우게 된 것.
하지만 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유망주'들의 힘이었다. 4월말 1군의 부름을 받은 나승엽이 5월 한 달 동안 13안타 1홈런 10타점 13득점 타율 0.321로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비슷한 시기에 콜업된 고승민이 30안타 1홈런 15타점 13득점 타율 0.330으로 폭주했다. 게다가 4월 하순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던 '마황' 황성빈도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온 뒤 17안타 1홈런 15득점 타율 0.340으로 선봉장에 섰고, 윤동희가 34안타 1홈런 9타점 23득점 타율 0.366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유망주들의 타격감이 대폭발하면서 공격에 활기가 생긴 롯데는 5월 한 달 동안 13승 1무 10패라는 리그 3위에 해당되는 훌륭한 성적을 남겼고, 올해 처음으로 승패마진 +3승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막차'를 탈 수 있는 5위 SSG 랜더스와 격차는 5.5경기. 간격이 크게 벌어져 있지만, 시즌 초반 절망에 빠졌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 최근 중·상위권에 속한 팀들이 긴 연패에 빠지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낸 까닭에 롯데에게도 희망이 생겼다. 그리고 5월 상승세를 타면서 팀 분위기도 밝아졌고, 뒤지고 있는 경기도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자리잡았다.
5월을 선발진과 유망주들의 활약으로 반등에 성공했다면, 이제 6월은 베테랑들이 가세해 힘을 내줄 차례다. 일단 가장 가까운 시일 내에 1군 복귀를 앞두고 있는 선수는 정훈이다. 엉덩이 건염으로 1군에서 말소된 후 일본 이지마 접골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정훈은 지난달 31일부터 2군 경기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첫 경기에서는 멀티히트를 기록, 이튿날에는 안타를 생산하진 못했지만, 2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특히 1루 수비까지 소화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인 요소다.
정훈이 돌아온 후에는 전준우가 돌아올 전망이다. 수원 KT 위즈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한 전준우 또한 빠른 복귀를 위해 정훈과 함께 일본에서 치료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달 17일 1군에서 말소되는 과정에서 복귀까지 4주가 전망된 만큼 회복세에 문제가 없다면 6월 중·하순에는 돌아올 수 있을 전망. 그리고 최근 내전근 미세 손상으로 갑작스럽게 마운드를 내려갔던 '좌승사자' 찰리 반즈도 시기상 전준우와 엇비슷한 시점의 복귀가 유력하다.
지난 주말 NC 다이노스와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한 롯데는 4일부터 광주에서 KIA 타이거즈와 맞붙는다. 현재 KIA는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5월 21~23일 맞대결에서 2019년 4월 16~18일 이후 무려 1862일 만에 '스윕승'을 거둔 좋은 기억이 있다.
앞으로 지원군들이 가세한다는 것은 분명 기쁜 소식. 하지만 이들이 돌아와 '완전체'가 될 때까지는 약 보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을 잘 넘기기 위해서는 현재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된 선발 로테이션에서 '특급유망주' 김진욱과 이민석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롯데가 '사직예수' 윌커슨을 앞세워 이번주 어떤 스타트를 끊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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