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더랜드’ 김태용 감독 “♥탕웨이 계속 질문, 노력하는 배우”

김태용 감독이 ‘원더랜드’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김태용 감독(55)이 아내 탕웨이(44)와 함께 작업한 ‘원더랜드’로 스크린에 도전장을 내민다.

김태용 감독이 영화 ‘만추’(2011) 이후 13년 만에 내놓은 영화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탕웨이 수지 박보검 공유 정유미 최우식 등 출연진이 화려하다.

김태용 감독은 “시간이 이렇게 금방 갈 줄 몰랐다. 처음에 아이디어로 시작한 건 2016년이다. 제작사 대표에게 시나리오와 아이디어를 보내고 시작하게 됐다.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과정도, CG(컴퓨터그래픽) 작업도 오래 걸렸다. 영상통화도 많이 나오는데,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어려운 CG 작업이 필요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CG가 아니지만, 배우들의 연기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해야 했고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다”며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김 감독은 ‘원더랜드’가 “그리움에 관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리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다양한 케이스를 담고 싶었다. 저도 처음에 고민이 많았다. 한 이야기에 집중해야 할지, 다양한 사람들이 나오는 게 좋을지 생각했다. 위험부담이 있어도 다양한 사람이 나오길 바란 건, 한 이야기를 파면 한 가지 주제를 깊이 파야 하지 않나. 그런데 그리운 사람을 만났을 때 행복인지, 불행인지 과학기술이 우리 삶과 미래에 낙관적일 수도 있고 방해될 수도 있다. 그런 각자의 사연을 표현하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 감독은 ‘원더랜드’를 함께해 준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우리 영화는 영상통화 장면도 많다. 배우가 서로 기운을 마주하고 찍어야 하는데 저희는 같이 촬영하지 않으니까 어려웠을 거다. 배우들이 서로 배려해 줘서 같이 촬영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 촬영할 때도 와서 옆에서 계속 에너지를 주고 배려해 줬다. 비약적인 상황들에도 상황 하나하나에도 배우들이 호소력 있게 연기를 해줬다”고 치켜세웠다.

‘원더랜드’ 김태용 감독이 아내 탕웨이와 함께 작업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김 감독은 아내 탕웨이와 ‘만추(2011)’ 이후 오랜만에 함께한 소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두 사람은 ‘만추’로 인연을 맺은 후 2014년 결혼, 2016년 딸 썸머를 얻었다.

김 감독은 “처음에 시나리오를 쓰면서 아내에게 이야기했더니 흥미를 보이더라. 여러 이야기를 나눴는데, 주변에서도 서비스를 사용하겠다는 사람들도 있고 사용하지 않겠다는 사람도 있더라.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이 변하는 사람도 있더라. 탕웨이도 좋은 소재라고 하면서 이야기에 들어갈수록 이 기술을 사용하지 못할 것 같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시나리오 이야기하만 하다가 제작사 대표가 탕웨이가 어떠냐고 하더라. ‘만추’나 ‘헤어질 결심’은 이방인이 중요한 핵심 존재였으나, 우리는 엄마로서 딸로서 친구로서 이야기하는 주인공이라 고민이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그렇고 점점 더 국제적으로 변하고 정체성이나 조건과 상관 없이 보편적인 이야기라는 생각에 자연스럽게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함께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더불어 탕웨이에 대해 “평소에는 배우들을 촬영장에서만 보니까 잘 몰랐는데, 촬영장 밖에서 어떤 노력을 하는지 보니까 힘들겠구나 싶더라. 모든 배우가 장단점이 있을 거다. 아내는 노력하는 사람이다. 자신이 그곳에 있는 것처럼 하려고 한다. 보지 않는 책들을 쌓아두기도 하고 그 캐릭터가 되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계속해서 “질문을 많이 하는 배우”라며 “세트장에서 질문하면 도망가면 되는데 집에 가서도 계속 질문하니까 도망갈 수 없더라. 서로 집안일 하면서 영화 이야기하고 그런게 큰 도움이 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고 그랬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태용 감독이 ‘원더랜드’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설명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AI가 우리 삶의 변화를 가져 올 때 직업만이 아니라 관계도 변화를 시킨다. 코로나 이후 인간 관계도 바뀐 것처럼 바뀔 것 같더라. 기술의 발전이 우리 삶을 긍정적으로 윤택하게 만들겠지만, 그 윤택함이 행복인가 생각이 들었고 그런 질문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더랜드’는 감정의 파편으로 이뤄진 영화다. 인과에 따라 다룬 영화가 아니다. 그래서 한 끗 차이로 누군가는 호기심 있게 볼 수 있고 아쉬울 수도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어떤 관계에서도 어떤 비약적인 순간이 있지 않나. 사이가 좋다가 왜 갑자기 화를 내는 거지 싶을 때가 있을 때도 있다. 그게 어떤 감정이 쌓였다가 터트리는 걸 수도 있고 그런 것처럼 우리 삶에도 비약적 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영화도 그런 파편적인 감정에 대한 이야기”라며 관심과 애정을 당부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