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안은 채 급류에서 버텼지만...세 친구, 마지막 포옹이 됐다

김가연 기자 2024. 6. 4.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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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친구의 마지막 모습. /연합뉴스

이탈리아 북부에서 세 청년이 강물에 휩쓸려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그들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3일(현지시각) 이탈리아 안사통신 등에 따르면, 이들 세 친구는 지난달 31일 북부 우디네 인근 나티소네강을 따라 산책을 하던 중 변을 당했다.

자갈이 깔린 강변을 걷던 중 갑자기 불어난 강물에 고립된 것이다. 이들이 상황을 파악했을 때는 이미 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 이들은 구조되기를 바라며 서로를 끌어안은 채 급류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버텼다.

사고 지점에서 7m 떨어진 강둑에는 구조대원들이 있었고, 주변을 지나던 스쿨버스 운전기사와 행인들도 이 장면을 목격했다고 한다. 하지만 물살이 워낙 거세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트럭에 몸을 묶고 이들을 향해 밧줄을 던졌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극적인 구조 순간을 담기 위해 휴대전화를 꺼내 촬영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휴대전화에 녹화된 건 비극적인 결말이었다.

끌어안고 있던 세 친구가 밧줄을 잡기 위해 무리를 이탈한 순간 급류에 휩쓸린 것이다. 이들은 물 밖으로 손과 머리를 올리려고 애썼으나, 결국 빠른 물살에 휩쓸려 사라졌다.

구조당국은 이후 잠수부, 드론, 헬리콥터를 동원해 수색 작업을 이어갔다. 세 명 중 여성 두 명은 지난 1일 시신으로 발견됐으며, 남성 한 명은 여전히 실종된 상태다. 이들의 신원은 파트리치아 코르모스(20), 비안카 도로스(23·이상 여), 크리스티안 몰나르(25·남)로 파악됐다.

프레마리아코 시장인 미켈레 데 사바타는 강물이 진흙탕으로 변하기 시작하면 주민들은 제방이 무너진 걸 알고 즉시 물 밖으로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세 사람은 날씨가 화창할 때 도착했다”라며 “이곳 주민이 아니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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