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혜진 대표 “‘현역가왕’ 남자편, 아주 놀라운 참가자 나올 것”[EN:인터뷰①]
[뉴스엔 김명미 기자]
크레아 스튜디오 서혜진 대표가 하반기 방영될 '현역가왕' 남자편에 대해 귀띔했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시리즈 원조 기획자 서혜진 대표는 지난 2022년 TV조선 퇴사 후 제작사 크레아 스튜디오를 설립, MBN '불타는 트롯맨' '현역가왕' '한일가왕전' 등을 선보였다. 특히 '한일가왕전'은 최초의 한일 합작 트로트 예능으로 대중의 관심을 모았다.
서혜진 대표의 크레아 스튜디오는 하반기 '현역가왕' 남자 버전을 선보인다. 또 '최연소 글로벌 5세대 신동 보컬 걸그룹'을 탄생시킬 초대형 글로벌 오디션 'UNDER15'(언더피프틴) 제작에도 돌입한다. 'UNDER15'는 뉴진스의 데뷔 나이 만 16.4세보다도 훨씬 어린 만 3세에서 만 15세 이하의 전 세계 70여 개국 유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K-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지난 4월부터 공개 모집을 시작한 상태다.
서혜진 대표와 이국용 PD는 6월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아만티호텔 서울에서 진행된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현역가왕' '한일가왕전' 종영 소감과 함께 크레아 스튜디오의 하반기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이하 서혜진 대표, 이국용 PD와 일문일답.
-'한일가왕전'을 기획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서혜진 대표: 저희가 '불타는 트롯맨'을 제작할 때부터 트로트 시장의 확장성을 생각했다. ('불타는 트롯맨'을) 일본 OTT로 아베마TV에 먼저 걸었고, 여자 편부터 론칭하기로 조율하고 있었다. 그것이 결실을 본 게 '트롯걸 in 재팬'이었고, 일본 플랫폼을 잡는 데 1년 반이 걸렸다. 저희가 회사를 처음 만들 때부터 이야기가 시작돼서 일본 플랫폼을 뚫고 오디션을 론칭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다. 일본과 동시에 (프로그램을) 진행해서 '한일가왕전'까지 가는 것은 기획 단계부터 계획했다.
'트롯걸 in 재팬' 출연자들은 저희처럼 트레이닝 시스템이 잡혀 있지 않았다. 일본 사회가 오디션을 우리나라처럼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나라가 아니다. 전체적으로 오디션 진행이 자율에 맡겨져 있다고 하더라. '훈련을 왜 저렇게 시키지?' 할 정도로 자발성에 기초한 상태로 진행되다 보니 '트롯걸 in 재팬' 자체도 헐렁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노래 잘하는 친구가 분명히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더라. 한국에서 3주간 저희 시스템으로 트레이닝을 시켜서 내보냈고, 이러느라 '한일가왕전'이 '현역가왕' 종영 후 바로 방송되지는 못했다. 그 사이 갈라쇼 방송을 한 달 동안 하고 '한일가왕전'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4회 정도로 생각했는데, 두 나라 아티스트들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회차를 좀 늘렸다.
-한국, 일본 가수들과 함께 모여 한 작품을 하면서 무엇을 느꼈나.
▲서혜진 대표: 우리나라 가수들이 일본으로 넘어가 많은 인정을 받지 않았나. 저희 가수들이 노래를 엄청 잘하니까 확 반응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 저희끼리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우리나라 시청자들도 귀가 조금씩 변하고 있고, 일본은 더 변하고 있었다. 엔카 시장 자체가 굉장히 좁고, 오히려 트로트를 일본에서는 70, 80, 90년대 제이팝으로 정의한다. '왜 일본 가수들은 한일가왕전 나와서 가요 불러?'가 아니라 '트롯걸 in 재팬' 자체가 일본 가요를 중심으로 미션을 진행했다. 우리나라도 일본도 편하게 듣는 이지리스닝 계열의 목소리나 창법을 좋아하더라. 우리가 생각하는 트로트의 기교, 고음을 지르는 노래는 트렌드가 아니었다. 첫 번째로 이걸 많이 느꼈다.
두 번째로는 한국의 시청자들이 일본 문화를 여유롭게 받아들인다는 점이었다. '우리가 식민지 시대를 겪었기 때문에 쟤네 노래는 죽었다 깨어나도 안 돼'라는 폐쇄적이고 좁은 생각이 아닌, 굉장히 오픈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느꼈다. 또 세 번째, 제작진으로서 느낀 것은 '우리 제작진이 굉장히 우물 안 개구리라는 점'이었다. '국뽕' '대결구도' 이렇게 생각한 것이 저희의 패착이었다. 오히려 서로 화합하고, 더 넓은 시장에서 서로가 교류를 하는 것이 맞는 트렌드라는 것을 배우게 됐다.
-일본 시장을 공략한 이유는?
▲서혜진 대표: 우리나라 트로트 시장은 확장됐다. 트로트 안에서 계속해 변주되고 있고, 점점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트로트라는 장르가 다시 한번 각광받게 됐다. 일본의 엔카라는 장르는 '전통 악기를 가지고 슬픈 곡조에 따라 부르는 노래'로 정의돼있다. 굉장히 좁다. 엔카를 소비하는 층도 너무 좁기 때문에 우리의 '트로트 시장'이 일본에서는 '가요 시장'인 거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가요 시장이라면 범위가 넓을 것이라고 생각해 처음 문을 두드렸다.
트로트 오디션을 계속 하면서 느낀 건데, 트로트를 소비하는 층이 대부분 나이가 있지 않나. 나이 있는 분들은 마음을 한 번 정하면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팬덤 확장에 한계가 있다. 새롭게 라이징 스타가 나와도 기존 스타들의 팬덤을 넘어서거나 비등하게 가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한계가 느껴졌고, 시장이 확장되면 타깃층이 넓어지겠다고 생각했다. 또 저희가 일본의 제이팝을 받아들이면 트로트 신곡도 굉장히 깊어지고 넓어지겠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물론 한국에서 콘서트가 대박이 난다거나 음원이 터진다는 등 성과가 바로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나라가 바뀌니까 조율할 것들이 굉장히 많아지고 시간도 오래 걸리더라. 그 나라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오는 게 아니라 '굉장히 긴 호흡으로 가야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런 점을 배웠다.
-'한일가왕전'까지 방송된 후 내부적인 평가는 어땠나. 기대한 바에 어느 정도 미쳤는지?
▲서혜진 대표: 사실 두 자릿수 시청률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8% 정도 나오면 되게 잘 나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노래가 일본어라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까' 생각했는데, 두 자릿수 시청률이 나와 깜짝 놀랐다. 수치적인 부분에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MBN에 미안하지 않았다.
두 번째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도 한일전을 센세이셔널하게 타이틀로 뽑아서 뭔가 해보려고 했는데, 시민 의식이나 시청자들의 의식이 저희보다 훨씬 높더라. 그런 부분을 잘 배웠다.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고 저희가 발전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세 번째로는 '트롯걸 in 재팬'이 일본에서는 케이블 채널로 나갔다. 유료 채널이라 접근이 쉽지 않아서 여기 만큼의 임팩트는 당연히 없었다. 그런데 오히려 일본 아티스트들이 여기에 와서 노래를 부르니까 '한국에서 반응이 터졌다'면서 일본 언론들이 다시 관심을 가지더라. 기사가 그렇게 한두 개씩 나기 시작했다. 우익 신문들은 '우리가 케이팝에 뒤지지 않아' 이런 식으로 쓰긴 했는데, 전반적으로 한국의 오디션에 제이팝이 스며들고, 한국의 노래가 일본으로 가고, 이런 것들이 한일 관계에 굉장히 좋은 영향을 미쳤고, 문화적인 진전을 만들었다는 점. 그런 부분이 작게나마 도움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트로트 서바이벌이 될까'라고 생각했는데 '현역가왕' 여자편 시청률이 17%를 넘겼다. '현역가왕' 남자편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또 앞으로 트로트 장르가 얼마나 확장될 거라고 보나.
▲서혜진 대표: 트로트 프로그램이 벌써 5년째다. 곡을 선택할 때 많은 한계를 느낀다. 아는 노래는 너무 많이 부른 노래고, 모르는 노래를 하자니 너무 모르는 노래다. 이런 상태에서 '한일가왕전'을 하면서 굉장히 많은 도움을 받았다. 모르는 노래를 부를 때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사인을 받았다.
또 린의 참전이 컸다. '현역가왕'은 음원을 낸 현역들은 누구나 참전할 수 있고, 그 중에서도 트로트를 기본 베이스로 한다. (린의 출연이) 다른 장르에 엄청난 자극을 줬다. '현역가왕' 남자편에 네임드들의 컨택이 계속해서 오고 있다. 이런 부분을 봤을 때 트로트의 영역에 한정되지 않고 확장해 나간다면 또다른 종류의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역가왕' 여자편이 업그레이드 됐으니 남자편은 두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것 같다. (컨택한 분들 중에) 놀라운 분들이 있다. 저한테 전화 오신 분들 중에 놀라운 분들이 있고, 또 노윤 작가에게 온 분들 중에도 있다.
-현재 인기를 누리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남자 트로트 가수들을 섭외한다면 더 화제성이 높아질 텐데.
▲서혜진 대표: 그분들이 나오겠나.(웃음) 사실 '현역가왕' 여자편을 할 때도 송가인 씨처럼 타이틀을 가진 분들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런 분들이 나오지 않아서 다른 참가자들을 모았는데, 10대의 파워가 엄청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남자 '현역가왕'은 어떤 그림을 보여줄지 모르겠다. 오디션은 움직이는 생물 같다. 저희가 생각한 대로 어떤 그림을 그려놓으면 또 그분들이 다른 역동성을 가지고 그림을 만들어준다. 저희가 잘 차린 밥상을 열심히 준비해 내놓겠지만, 어떻게 만들어주실지는 모르겠다.
-'현역가왕' 남자편도 한일전 포맷을 유지하나. 비슷한 시기 TV조선 '미스터트롯3'도 트로트 한일전을 예고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서혜진 대표: '현역가왕' 남자편도 한일전 포맷을 유지한다. (트로트 한일전은)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제가 한 번 진행해보니 만만치가 않더라. ('미스터트롯3'가) 한다면 '하나 보다' 생각한다. 저희는 저희의 길을 가는 거다. 나올 수 있는 콘텐츠의 질, 실제로 나오는 것은 일단 넘어가면 다 다르다. 생각보다 쉽지가 않더라. 일본 플랫폼을 움직이는 게 어렵다. 먼저 가본 사람의 입장에서는 '해야 되는 것이구나' 생각한다.(인터뷰②에 이어)
뉴스엔 김명미 mm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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