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VS박태하 우정샷 대결" '유쾌X상쾌X훈훈' 필드위 동해안더비

윤진만 2024. 6. 4.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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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펼쳐진 녹색 필드에서 '승부에 연연하지 않는' 낯선 동해안 더비가 열렸다.

홍명보 울산 감독(55)과 박태하 포항 감독(56)이 3일 경기도 용인시 골드CC에서 열린 '2024년 축구인 골프대회'에서 만나 숨겨둔 골프 실력을 겨뤘다.

대회를 마친 뒤, 두 친구는 각각 울산 감독과 포항 감독 신분으로 돌아갔다.

최철우 성남 감독은 "올해 처음 축구인 골프대회에 참가했다. 선배 지도자들에게 지혜를 얻어간다. 오길 잘한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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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박태하 감독이 3일 경기도 용인 골드CC에서 열린 '2024 축구인 골프대회'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축구인 골프대회'는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HD, 포항스틸러스가 주최하고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 일간스포츠, 스포츠경향, 스포츠동아, 스포츠월드 등 스포츠 전문 미디어 6개사가 후원한다. 용인=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6.03/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HD, 포항스틸러스가 주최하고 스포츠동아, 스포츠경향, 스포츠서울, 스포츠월드, 스포츠조선, 일간 스포츠 등 스포츠전문 미디어 6개사가 후원하는 '2024년 축구인 골프대회'가 3일 경기도 용인 골드CC에서 개최됐다. 울산 홍명보 감독이 티샷을 하고 있다. 용인=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6.03/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HD, 포항스틸러스가 주최하고 스포츠동아, 스포츠경향, 스포츠서울, 스포츠월드, 스포츠조선, 일간 스포츠 등 스포츠전문 미디어 6개사가 후원하는 '2024년 축구인 골프대회'가 3일 경기도 용인 골드CC에서 개최됐다. 포항 박태하 감독이 티샷을 하고 있다. 용인=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6.03/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HD, 포항스틸러스가 주최하고 스포츠경향, 스포츠동아, 스포츠서울, 스포츠월드, 스포츠조선, 일간스포츠 등 스포츠전문 미디어 6개사가 후원하는 '2024년 축구인 골프대회'가 3일 경기도 용인 골드CC에서 개최됐다. 전남 고태원, 울산 박주영, 포항 백성동, 울산 홍명보 감독, 인천 조성환 감독, 수원FC 김은중 감독, 전북 김두현 감독, 포항 박태하 감독, 천안 김태완 감독, 전남 이장관 감독, 서울 김기동 감독, 안산 임관식 감독, 성남 최철우 감독, 제주 정운(왼쪽부터)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용인=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6.03/

[용인=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시원하게 펼쳐진 녹색 필드에서 '승부에 연연하지 않는' 낯선 동해안 더비가 열렸다.

홍명보 울산 감독(55)과 박태하 포항 감독(56)이 3일 경기도 용인시 골드CC에서 열린 '2024년 축구인 골프대회'에서 만나 숨겨둔 골프 실력을 겨뤘다. 홍 감독은 "축구계 선후배를 만나 얘기하는 자리라 반갑고 좋다. 축구계가 힘들다고 하지만, 다시 성장을 향해 갈 수 있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과 포항은 '유이'하게 구단 직원까지 대회장을 찾아 '미니 동해안더비'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87학번 동기인 홍 감독과 박 감독은 포항의 전성기를 함께 하며 우정을 키웠다. 인연을 맺은 지 30년이 훌쩍 넘은 오랜 절친이다. 시즌 전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유쾌한 공개 설전을 주고받아 큰 화제를 모았었다. 당시 박 감독이 울산과 개막전 원정경기를 염두에 두고 "TV로 볼 때보다 울산 잔디가 더 좋다"고 웃으며 도발하자, 홍 감독이 느지막이 K리그 데뷔를 앞둔 박 감독에게 "지금 잔디 걱정을 할 때냐"고 받아쳤다. 박 감독이 30년 전 홍 감독이 몰던 차를 기억할 정도로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두 베테랑 지도자의 첫 맞대결에선 홍 감독이 이끄는 '디펜딩 챔피언' 울산이 1대0으로 승리해 기선을 제압했다.

홍 감독과 박 감독은 이후 엎치락뒤치락 선두 경쟁을 펼쳤다. 축구인 골프대회를 앞둔 지난 주말 희비가 갈렸다. 포항이 지난 1일 김천 원정에서 1대3으로 패하고, 울산이 같은 날 홈에서 전북을 1대0으로 꺾었다. 울산이 선두로 올라서고, 포항이 3위로 내려앉았다. 결과에 따른 감정 차가 존재할 법하지만, 두 감독의 표정은 시종일관 밝았다. 필드 위에서의 첫 만남이라 더욱 그랬다. 박 감독은 "홍 감독과 골프를 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정샷' 대결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홍 감독은 박 감독처럼 인연이 깊은 감독과 골프를 치면 신경이 쓰이냐고 묻자 "나, 놀러왔는데"라며 유쾌하게 '탈압박'했다.

화합의 장인 축구인 골프대회의 취지답게 18번홀을 함께 누빈 두 사령탑 사이에서 긴장감과 승부욕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홍 감독은 "나는 3번홀에서 파를 했는데, (박 감독을 가리키며)저긴 (공이)동해안으로 빠졌다"고 '팩폭(팩트 폭격)'을 날렸다. 하지만 이내 두 감독은 서로의 샷 거리를 재주는 등 세심하게 서로를 챙기는 모습으로 훈훈함을 자아냈다. 실제 동해안더비에선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대회를 마친 뒤, 두 친구는 각각 울산 감독과 포항 감독 신분으로 돌아갔다. 박 감독은 오는 3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리는 울산과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 대해 "(A매치)휴식기 직후에 대전전을 치른다. 새로 부임한 황선홍 감독이 더 신경 쓰인다"면서도 "울산전 설욕"이라는 키워드를 슬며시 꺼냈다. 홍 감독이 친구의 도전을 피할 리 만무하다.

홍 감독, 박 감독뿐 아니라 시즌 개막 후 성적 스트레스 속에서 지내는 구단 관계자, 감독들은 잠시 축구공은 잊고 골프공을 치며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최철우 성남 감독은 "올해 처음 축구인 골프대회에 참가했다. 선배 지도자들에게 지혜를 얻어간다. 오길 잘한 것 같다"며 웃었다. 이도현 전북 단장은 "단순 골프대회가 아닌 축구계 화합을 위해 참석했다"며 "행정가, 지도자, 선수 등 다양한 축구계 종사자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구창용 제주 대표는 "골프에서 말하는 5C(Cash, Climate, Colleague, Course, Caddie)가 완벽했던 날이다. 좋은 분들 이야기를 듣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용인=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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