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를 가진 초대형 에이전트, 왜 한국 시장 첫 개척 김혜성일까 [한남동 현장]

김용 2024. 6. 4.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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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용 기자

[한남동=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왜 서로를 원했을까.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김혜성(키움)이 초대형 에이전트와 손을 잡았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에이전트라고 하면 설명이 더 필요 없을 듯 하다.

김혜성은 KBO리그 경기가 없는 3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특별한 행사에 참석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CAA 스포츠와의 에이전트 계약 체결식이었다.

김혜성은 올시즌을 마치면 KBO리그 7시즌을 소화하게 된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포스팅 신청을 할 수 있다.

이미 1년 앞서 포스팅을 거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달러 계약을 체결한 키움 동료 이정후의 길이다. 이정후는 '악마 에이전트'라고 불리는 스캇 보라스의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협업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사진=김용 기자

김혜성 역시 지난 시즌 후 메이저행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공-수-주를 모두 갖춘 선수라는 평가 속에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팀들이 관심을 가졌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행이 실력만으로 이뤄지는 건 아니다. 어떤 에이전트와 함께 하는 지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에이전트가 헌신적으로 구단들과의 협상에 임해야 입단 가능성이 올라가고, 조건도 좋아질 수 있다.

CAA와 손을 잡은 건 좋은 출발이 될 수 있다. CAA 베이스볼 야구 전담 에이전트는 네즈 발레로와 마이크 니키스.

네즈 발레로는 LA 다저스 '슈퍼스타' 오타니의 에이전트로 유명하다. 지난해 오타니가 첫 FA 자격을 얻자, 그에게 10년 7억달러라는 전 세계 스포츠 역사상 최고 규모의 초대형 계약을 안겨 화제가 됐다. 발레로는 오타니가 일본에서 미국에 넘어갈 때부터 모든 과정을 함께한 인물. 이 사실만으로도 김혜성과 그의 메이저행을 응원하는 사람들은 설렐 수밖에 없다. 이런 최고 에이전트사가 미국 진출 가능성이 희박한 선수와 계약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해석해도 무방하다. 발레로와 니키스는 현재 오타니를 포함, 121명의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관리하고 있다.

사진=김용 기자

이날 체결식에 발레로는 직접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니키스가 미국에서 직접 날아왔다. 2일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김혜성의 경기를 관전하기도 했다. 니키스는 "김혜성은 여러 방면에서 좋은 능력을 갖고 있다. 수많은 팀들이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말하며 "공-수-주 모두 뛰어나지만 특히 스피드가 좋다. 미국에서도 도루를 많이 할 거라 생각한다. 수비에서는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 매력적인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CAA가 김혜성을 주목하게 시점에 대해 니키스는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처음 봤다. 크게 와닿은 건 올해 서울시리즈에서였다. LA 다저스 강속구 투수 바비 밀러를 상대로 장타를 쳤다. 그게 컸다"고 솔직히 답했다. 김혜성은 다저스와의 친선전에서 밀러의 96마일 강속구를 받아쳐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때려냈다.

사진=김용 기자

니키스가 주목한 건 야구 외적인 모습.

그는 "김혜성은 스타임에도 겸손하고 스스로를 낮춘다. 항상 야구에 진심이다. 야구로 성공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다. 야구에만 전념하는 모습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하지 못한 발레로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김혜성이 가족이 돼 특별한 날이다. 엄청난 재능을 갖췄고, 워크에식도 좋다.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곧 만나자. 환영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사진=김용 기자

그렇다면 김혜성은 많은 선수들이 선택하고, 한국에 유명한 보라스 코퍼레이션이 아닌 CAA를 선택했을까.

김혜성은 "여러 에이전트와 미팅을 진행했다. 박찬호 선배님을 비롯해 주변 선배님들께도 많이 물어봤다. 솔직히 엄청나게 큰 회사 아닌가. 손흥민(토트넘) 페이커(이상혁, T1) 등 세계 최고 선수들이 소속된 회사라 더 마음이 갔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혜성은 이날 계약서에 정식 사인을 한 소감에 대해 "최근 들어 가장 설레고, 떨리는 일 아닌가 싶다"고 말하며 "작년에 국제대회 3개를 뛰며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마음을 굳혔다. 아직은 시작 단계라 조심스럽지만, 내가 야구를 잘하면 나를 원하는 팀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남동=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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