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병호 '홈런쇼'가 배 아파? 문상철 있으니 괜찮아!

권혁준 기자 2024. 6.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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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KT 위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박병호(38)가 '트레이드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이적 첫 경기부터 홈런포를 쏘아 올리는 등 5경기에서 타율 0.333(21타수 7안타)에 3홈런 8타점의 맹타다.

문상철은 올 시즌 현재까지 51경기에 출장해 0.316의 타율에 10홈런 3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 최고의 재능 강백호가 1루수로 전향했고, 박병호까지 FA로 KT 유니폼을 입으면서 문상철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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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백업에서 주전으로…만 33세에 데뷔 첫 10홈런
연일 맹타로 중심 타선 지켜…사령탑 신뢰도 높아져
KT 위즈의 주전 1루수로 도약한 문상철(33). /뉴스1 DB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우여곡절 끝에 KT 위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박병호(38)가 '트레이드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이적 첫 경기부터 홈런포를 쏘아 올리는 등 5경기에서 타율 0.333(21타수 7안타)에 3홈런 8타점의 맹타다. 2개의 홈런을 포함해 3번의 결승타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박병호 대신 KT로 온 오재일(38)은 아직 잠잠하다. 이적 후 3차례 선발 출장하는 등 5경기에 나섰지만 14타수 1안타(0.071)에 그치고 있다. 유일한 안타가 가장 마지막 타석에서 나온 홈런이라는 점은 다행이지만, 트레이드 상대에 비교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KT가 담담할 수 있는 이유는, 문상철(33)의 존재 덕이다. '레전드 타자' 박병호와의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은 문상철은, 확고한 주전을 확보한 상황에서도 데뷔 이래 최고의 활약을 지속하고 있다.

문상철은 올 시즌 현재까지 51경기에 출장해 0.316의 타율에 10홈런 3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출나다'라고까지 할 성적은 아니지만, 문상철의 입장에선 데뷔 이래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KT 문상철. /뉴스1 DB ⓒ News1 이재명 기자

2014년 신생팀 KT의 특별 지명을 받아 입단한 문상철은, 그간 좀처럼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한방'을 갖춘 타자였지만 콘택트 능력이 떨어지고 수비에서도 불안함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2020년 74경기에 출전해 0.260의 타율과 8홈런으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그럼에도 주전 자리를 넘보기는 쉽지 않았다. 리그 최고의 재능 강백호가 1루수로 전향했고, 박병호까지 FA로 KT 유니폼을 입으면서 문상철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

그래도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문상철은 지난 시즌 강백호의 부상 등으로 많은 기회를 받았고 서서히 자신의 재능을 실전에서 보여주기 시작했다. 지난해 112경기에서 0.260의 타율에 9홈런 46타점, 20개의 2루타까지. 파워만큼은 출중하다는 평가였고, 좌투수에 강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올 시즌엔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받던 선구안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출루율이 높아졌다. 그간 2할 후반대를 맴돌던 출루율이 현재 0.401를 기록 중이다.

이강철 KT 감독의 신뢰를 쌓고 있는 문상철. /뉴스1 DB ⓒ News1 이동해 기자

홈런은 이미 개인 최다 기록을 넘어섰다. 그는 지난 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쳐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만 33세, 데뷔 10년 만에 일궈낸 쾌거다.

수비도 예전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예전에는 불안한 수비로 인해 좋은 타격감에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런 일이 거의 없다.

수비와 출루를 중요시하는 이강철 감독의 신뢰가 점점 높아지면서, '주전 1루수'로 문상철이 확고히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이 감독이 멜 로하스 주니어를 1번에 배치하고 강백호를 때때로 2번에 배치하는 등의 타순을 선보일 수 있는 것은 그 뒤를 받칠 문상철의 존재가 크다.

물론 박병호가 쌓은 업적, 이적 후 보여주는 스타성 등에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래도 문상철의 반등은 여러 의미를 갖는다. 적지 않은 나이라도 꾸준한 노력을 하면, '영원한 백업선수'가 아닌 주전으로 도약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선수에게 귀감이 될 사례임이 틀림없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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