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외곽 혜성, 지구에 당분 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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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을 통해 포도당을 포함한 유기물이 지구로 전해졌을 가능성이 제시됐다.
미국 연구팀이 태양계 외곽에 있는 천체 '아로코스(Arrokoth)'에서 유기물이 형성되는 과정을 재현해 분석한 연구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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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을 통해 포도당을 포함한 유기물이 지구로 전해졌을 가능성이 제시됐다. 미국 연구팀이 태양계 외곽에 있는 천체 '아로코스(Arrokoth)'에서 유기물이 형성되는 과정을 재현해 분석한 연구결과다.
랄프 카이저 미국 마노아하와이대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카이퍼벨트(Kuiper Belt)에 있는 천체 아로코스가 붉은색을 띠는 이유가 메탄올 얼음에서 당분을 포함한 복잡한 유기물이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연구결과를 3일(현지시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공개했다.
아로코스는 지구로부터 40억 마일(약 64억km) 떨어진 곳에 있는 카이퍼벨트 천체(KBO)다. 카이퍼벨트는 태양계에서 해왕성 궤도 바깥의 원반형 영역으로 먼지와 얼음으로 이뤄진 천체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소행성과 단주기 혜성의 주요 근원지로도 알려졌다.
아로코스는 메탄올 얼음이 풍부하고 표면이 붉은색이라는 점이 특징이지만 아로코스 표면이 붉은색을 띠는 이유는 그동안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실험실 환경에서 아로코스 표면처럼 메탄올 얼음이 40캘빈(K, 절대온도)에서 은하 우주선(GCR)에 노출되는 환경을 재현했다. 이후 분광 분석과 질량 분석법 등을 통해 메탄올 얼음에서 생성된 물질의 특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아로코스 표면과 유사한 환경에서 유전물질인 RNA의 기본 구성 요소인 포도당과 탄소(C)가 5개인 당류 리보스(ribose)를 포함한 당분이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체를 이루는 주재료인 지질 분자의 구성 요소나 알코올 등도 확인됐다. 이때 함께 만들어진 나프탈렌 같은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라는 복잡한 유기화합물이 아로코스가 붉은색을 띠는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도 알아냈다.
연구팀은 "아로코스 같은 카이퍼벨트 천체의 '설탕 세계'에서 생명체 진화에 중요한 유기물이 만들어졌다"며 "혜성을 통해 지구로 전달되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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