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주가 9% '뚝'…오너는 자사주 사며 '자신감'[줌인e종목]
곽동신 부회장 "경쟁사 나와도 경쟁력 변함없어" 자사주 매입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1년만에 약 500% 뛴 한미반도체 주가가 9% 급락하자, 오너인 곽동신 부회장은 자사주를 30억 원어치 매입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미반도체의 기술 경쟁력은 후발주자가 따라올 수 없을 만큼 격차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경쟁사 등장은 시장이 확대되고 한미반도체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이라는 것이 곽 부회장의 자신감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한미반도체는 1만 5000원(9.28%) 하락한 14만 6700원을 기록했다. 한미반도체 시가총액은 전거래일(5월 31일) 15조 6838억원에서 1조 4549억원이 증발해 14조 2289억원이 됐다.
외국인이 1001억 원을 던졌다. 외국인은 전거래일도 176억 원을 팔며 하방압력을 높인 바 있다. 외인이 던진 물량은 개미가 받았다. 개인은 1339억 원어치를 사며 한미반도체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
이날 한미반도체의 주가 하락률은 최근 1년 중 3번째로 큰 폭이다. 실적 충격(어닝 쇼크)이 발생했던 지난해 11월 13일 12.82%가 급락한 적이 있고, 그에 앞서 급상승에 대한 반동으로 조정이 나타난 지난해 7월 19일 12.21% 하락을 기록한 바 있다.
이날 하락을 두고 증권가는 그간 독점적 장비공급 위치를 점유했던 한미반도체에 경쟁사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 점을 요인으로 봤다.
한미반도체가 생산하는 TC본더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 공정의 핵심 장비로 꼽힌다. 그동안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TC본더를 독점공급해 왔으나 최근 한화정밀기계가 자체 개발한 TC본더를 SK하이닉스에 납품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 영향을 받았다는 해석이다.
연초 6만 원 선이던 주가가 17만 원대까지 뛰면서 '차익실현 압력'이 커진 상태에서 경쟁사 등장 소식이 들려오자 외인들이 앞다퉈 매물을 내놨다는 시각도 있다.
여러 납품업체 중 한 곳에 경쟁사가 등장할지 모른다는 소식이었지만,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자 '오너'가 직접 전면에 나서 자신감을 드러내며 진화에 나섰다.
이날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은 30억 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1년간 354억 원의 자사주를 개인 자격으로 매수해 보유지분을 35.79%까지 끌어올렸다.
곽 부회장은 "최근 SK하이닉스의 한미반도체 열압축(TC) 본더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화정밀기계를 '듀얼 벤더'(다중 공급처)로 검토 중이라는 소문을 들었다"며 "공기가 있어야 숨을 쉬듯 경쟁자가 생긴다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반도체는 1980년 설립된 이래 글로벌 유수의 경쟁자 등장에도 마이크로 쏘(micro SAW), 비전플레이스먼트(VISION PLACEMENT) 등 여러 반도체 장비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며 국내 최장수 반도체 장비 1위 기업으로 성장해 왔고 한미반도체의 경쟁력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TC 본더의 경우에도 ASMPT, 신카와 (SHINKAWA) 등 경쟁사들이 등장했으나 44년이 넘는 업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HBM TC 본더 세계 1위 포지션을 계속 유지하고 있고 SK하이닉스 외에도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다른 유수의 12개 글로벌 고객사와 거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 부회장은 "한미반도체 TC본더가 AI 열풍의 대장주인 엔비디아 & SK하이닉스 HBM 밸류 체인에 함께하게 된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올해 4월부터 6, 7번째 공장을 추가 확보하면서 원활한 TC 본더 공급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도 여전히 한미반도체의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반도체 주가는 신규 고객사의 발주 확대가 구체화 될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우상향할 것"이라며 "내년과 후년 평균 주당순이익(EPS)을 3788원으로 산정할 때 적정 멀티플 52배를 적용한 목표주가는 20만 원"이라고 제시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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