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시행사들, 부동산 개발시 대출 위험비율 낮춰야"
"상장리츠 등 통해 투자재원 보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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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를 충당하는 고레버리지 구조가 불가피하다.
PF 대출이나 분양수입이 부족할 경우 시공을 담당하는 건설업체의 자금투입 부담이 증가한다. 국내 부동산 개발사업 대부분을 종사자 4인 이하의 영세 업체가 담당하고 있어 비용 상승이나 분양 부진 등 사업여건 변화 시 시행사의 부도 가능성이 증가한다. 특히 비주거용 개발사업은 대다수가 영세 업체 공급 물량이다.
자본력과 시행능력을 갖춘 대형 전문개발사들이 늘어나고 있으나 부동산 개발시장 내 점유율은 아직 작은 편이다. 2022년 기준 국내 부동산개발공급업 등록업체는 4만1000개, 총 매출은 132조2000억원으로 업체당 평균 매출은 5억원에 그쳤다.
수천억원의 자본금을 확보한 부동산 전문개발사가 늘어나며 시행사의 사업수행 능력이 개선되고 있으나 대형 개발사의 시장 점유율은 아직 낮은 편이다. 한국 주요 개발사로 꼽히는 엠디엠(엠디엠플러스 합산), DS네트웍스, 신영, SK디앤디 4개 업체의 합산 매출과 총 자본은 지난 2013년 각각 1조3000억원, 2000억원에서 2022년 3조4000억원과 4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2022년 기준 주요 4개 개발사 매출은 부동산 개발공급업 총 매출의 2.5%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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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임대·관리 수익은 통상 다년 계약 형태이므로 부동산 경기의 영향이 적은 편"이라며 "수익 편중으로 국내 부동산 업계에서는 분양·매입 수요가 감소하는 시장 침체기에 개발사의 사업 축소나 부도 리스크가 더욱 크게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부동산 개발사는 탄탄한 자본력을 이용해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함으로써 시장이 부진할 때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시현하고 있다. 미국·일본·홍콩·싱가포르 등 주요국 대형 부동산 개발사들의 평균 자본 보유액은 국내 최대 개발사인 엠디엠의 18배에 해당한다. 일본 3대 부동산 개발사의 지난해 평균 자본과 매출은 각각 엠디엠의 11.1배와 13.9배였다.
이들은 상장리츠 등 금융시장 투자기구를 통해 투자재원을 보충하고 자산 매각채널을 확보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다수의 해외 부동산 개발사들은 리츠, 부동산펀드 등을 계열사로 보유하거나 공동투자 등의 사업 제휴를 통해 자본시장으로부터 투자자금을 조달한다.
미국은 리츠 등 투자기구가 부동산 개발을 직접 수행하는 한편 일본과 싱가포르는 부동산개발사가 스폰서가 되어 다수의 리츠와 부동산펀드를 운영한다. 부동산개발사가 개발자산을 직접 운영하거나 계열 리츠·펀드에 매각하는 사업구조에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 처분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국 정부는 부동산 위기가 PF 재발하지 않도록 중장기적으로 시행사 자기자본 강화를 포함해 PF 시장의 제도·관행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현 부동산 개발사업의 저자본·고레버리지 자금조달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시행사의 자기자본 비율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손 연구위원은 "저축은행처럼 시행사 자기자본 확보 요건에 따라 PF 대출 취급을 제한하는 조치를 확대 적용하는 형태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최근 부동산 개발시장이 부진해 일부 선도업체를 제외하면 부동산 개발사 자체로 자본을 늘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11조3000억원이던 국내 부동산 개발 공급업 영업이익은 2022년 5조8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업계에선 해외처럼 자본시장과 연계해 개발사업의 자본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을 병행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시행사 자본요건 강화와 함께 부동산 개발사와 투자기관의 파트너십을 통해 부동산 개발의 초기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 국내에서도 건설업체와 개발사, 금융사 간의 부동산 개발사업 공동투자가 늘고 있으나 해외에 비해 부동산 자기자본 투자 시장이 덜 발달했다.
시행법인, 운영회사, 리츠, 부동산펀드 등이 발행한 주식 지분을 거래하는 별도의 시장을 육성해 개발사의 지속적인 사업자금 조달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의 경우 부동산 기업 출자자 간의 직접 거래 외에도 대형 사모펀드 등의 투자·중개를 통해 지분을 거래하는 시장이 발달한 바 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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