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RYU와 함께’ 가을의 전설?

베이징 금메달 신화 합작
16년 만에 감독-선수 재회
한화 PS행 위해 의기투합

한화의 제14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경문 감독(66)은 현역 감독 중 유일한 가장 연장자다. NC 지휘봉을 내려놓은 2018년 6월 이후 6년 만에 KBO리그에 복귀한 터라 공백도 꽤 있었다.

젊은 팀 한화에는 김 감독이 어떤 유형의 지도자인지 잘 모르는 선수들도 많다. 시즌 도중 새 감독이 부임한 만큼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취약하다. 베테랑 선수들의 ‘가교’ 역할이 중요하다.

김 감독은 지난 2일 한화의 신임 감독으로 선임된 뒤 “한화에는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 많고, 최근엔 베테랑들이 더해져 팀 전력이 단단해졌다”고 했다. 이 베테랑 가운데 김 감독과 함께 한국야구의 역사를 새로 쓴 주역이 있다. 12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온 ‘에이스’ 류현진(37)이다.

한국야구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 신화를 썼다. 당시 야구대표팀을 이끌었던 사령탑이 김경문 감독이다.

당시 프로 3년 차 젊은 투수였던 류현진은 조별리그 2차전 캐나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완봉승을 거뒀고, 쿠바와 결승전에서는 8.1이닝 2실점 호투를 펼쳐 한국이 금메달을 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6년 만에 한화에서 감독과 선수로 재회한 두 사람은 이젠 ‘가을야구’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간다.

김 감독에게는 포스트시즈 진출의 임무가 주어졌고 목표 달성을 위해 류현진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류현진은 올시즌 11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4패 평균자책 4.50으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오랜만에 만난 KBO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고전했고 새로 도입된 ABS(자동볼판정시스템)에도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상승세 중이었으나 5월31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경기 직전 팔꿈치 이상으로 등판을 취소했다. 이후 특별한 이상은 없어 다음 경기에는 정상 등판할 수 있지만, 류현진의 일거수일투족이 한화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현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었다.

한화는 2일 현재 24승1무32패로 8위다. 중위권 도약과 꼴찌 추락 사이에 있다. 감독으로서도, 선수로서도 서로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만난 김 감독과 류현진이 한화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 차례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