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합의에서 행동으로

경기일보 2024. 6. 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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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만물이 생장하는 시기인 푸르른 5, 6월엔 환경 관련 기념일이 적지 않다. 바다 식목일의 날, 세계 철새의 날, 세계 벌의 날, 국제 생물 다양성의 날, 세계 거북이의 날, 세계 물고기 이동의 날, 세계 수달의 날, 바다의 날, 환경의 날 등. 기념하는 대상과 내용에는 차이가 있지만 이 기념일을 아우르는 개념은 ‘생물다양성’이다.

모든 생물은 연결돼 서로 영향을 미치며 이 연결고리가 끊어지면 생태계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 올해 세계 철새의 날 주제도 새와 곤충의 관계를 강조한 ‘Protect insects, Protect birds’다. 우리 인류도 생태계의 일원으로 생물다양성에 문제가 생기면 도미노 효과로 위험에 직면할 것이다.

지난 2022년 12월, 제15차 생물다양성 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30% 이상 보호지역 지정 등을 담은 구체적인 실천 목표를 채택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작년 말 육상 및 해양 보호지역 지정 30% 달성 등 전략 목표를 담은 제5차 국가 생물다양성 전략을 수립했다.

숲, 하천, 갯벌, 바다와 섬 등 다양한 생태환경을 지닌 인천에서도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

양서류 서식 모니터링, 백령도 점박이물범 보호활동, 갯벌과 하천 등 저서생물과 조류 모니터링, 야생조류 투명방음벽 충돌 현장 기록 등 이미 시민들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인천시 차원에서도 서식지 관리와 복원, 보호지역 지정 등 실질적인 보호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늘 개발·경제 논리에 밀려 실질적인 보호 정책을 수립하기보다 교육과 홍보에 그치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과감한 결단과 추진력이 필요하다.

올해 세계 생물 다양성의 날 주제는 ‘From agreement to action: Build back biodiversity’, 즉 ‘합의에서 행동으로: 생물다양성 재건’이다.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합의를 넘어 행동에 나설 것을 강조한다. 생물다양성의 위기, 인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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