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석유·가스 찾기, 과장 말고 투명하게 가자
윤석열 대통령이 석유와 가스 매장 가능성을 발표했다.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 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추정 매장량을 140억 배럴로 설명했다. 최대 5개 시추공을 뚫는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해외 최고 기업들이 이미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이날 발표는 취임 후 처음 열린 국정브리핑을 통해 이뤄졌다. 대통령이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산유국은 우리의 영원한 꿈이다. 60년대 이후 계속된 시추는 그 열망의 표현이다. 1975년에는 ‘대륙붕 사건’도 있었다. 영일만 부근에서 석유가 발견됐다는 발표였다. 원유가 아닌 정제된 경유가 발견된 것이었다. 그런데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석유가 발견된 것은 사실입니다”라는 모호한 표현을 썼다. 산유국의 꿈이 이뤄졌다는 언론의 부풀리기도 거들었다. 결국 오보가 되면서 실망을 준 역사로 남았다.
데자뷔가 돼선 안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진솔함이다. 석유·가스를 찾는 과정이 정직해야 한다. 물론 석유·가스 관련 소식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표도 석유·가스 관련 주가를 급등시켰다. 그렇다고 관련 정보를 감추면 혼란은 더 커진다. 이날 배석한 산자부 장관의 설명이 그런 면에서 아쉬웠다. 참여를 희망하는 세계적인 기업을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확정이 안 된 것인가. 그렇다면 발표에서 뺐어야 옳았다.
다행히 매장이 확인되더라도 지난한 향후 절차가 남았다. 석유·가스 개발은 물리 탐사자료 취득, 전산 처리, 자료 해석, 유망 구조 도출, 탐사 시추, 개발·생산 등의 절차로 진행된다. 현 상황은 이 가운데 네 번째, 즉 석유·가스 유망 구조 발견 단계다. 첫 탐사에서 생산까지만 7~10년이 소요된다. 세계적인 화석 연료 대체 연구도 급진되고 있다. 석유·가스의 가치가 현재보다 떨어질 가능성도 많다. 생산성을 장담 못할 변수도 많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과장된 설명이 자제돼야 한다. 이날도 윤 대통령은 매장량을 ‘140억 배럴’로 설명했다. ‘최소 35배럴’이라는 하한 선을 생략한 측면이 있다. 실제 매장이 확인될 가능성도 설명이 애매했다. 성공률 20%라는 수치가 대통령 설명에는 없었다. 장관의 설명이 곧 뒤 따른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석유·가스 매장이 확인되길 바란다. 산유국의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를 향한 국민의 신뢰가 두텁게 이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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