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시청 시간 68만년… ‘1000억뷰’ 돌파한 韓 유튜브 영상

김민기 기자 2024. 6. 4.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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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핑크퐁컴퍼니’ 김민석 대표
유튜브 콘텐츠 1000억뷰 돌파
더핑크퐁컴퍼니 김민석 대표가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자사 대표 캐릭터 핑크퐁(뒤쪽) 대형 인형 앞에서 사진 포즈를 취했다. 더핑크퐁컴퍼니의 콘텐츠들은 3일 유튜브 누적 조회 수 1000억 뷰를 돌파했다. 시청 시간을 모두 더하면 68만년에 달한다. /김지호 기자

아기상어 캐릭터로 유명한 기업 ‘더핑크퐁컴퍼니’가 자사 콘텐츠 유튜브 누적 조회 수가 1000억뷰를 돌파했다고 3일 밝혔다. 2019년 동요 ‘상어 가족’으로 빌보드 ‘핫 100′ 진입(32위), 2022년 ‘아기상어 체조’로 유튜브 단일 영상으로는 세계 최초 100억 조회 수를 돌파한 데 이어 또 하나의 진기록을 세운 것이다.

김민석(43) 더핑크퐁컴퍼니 대표는 1000억뷰 달성을 앞두고 지난달 29일 본지와 만나 “대중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 수 있도록 캐릭터 디자인을 계속 변경했고, 세계 모든 아이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각 언어권 문화를 꾸준히 익히고 캐릭터에 접목했다”며 성공 비결을 밝혔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유튜브에서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등 총 25개 언어로 7000여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모든 콘텐츠 총 조회 수가 1000억뷰를 넘긴 것으로, 그간의 총 시청 시간을 합산하면 68만년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아기상어 체조’는 현재 약 146억뷰로 단일 영상 세계 최다 유튜브 조회 수 기록을 지키고 있다.

어릴 때부터 컴퓨터와 게임을 좋아했던 김 대표는 고교생 때 게임과 채팅 프로그램 등을 독학으로 개발했고, 이러한 특기를 살려 연세대에 진학했다. 넥슨과 NHN 등 게임 회사에서 기획과 개발 업무를 했고, 할아버지가 창업주인 삼성출판사에 2008년 입사했다. 주로 유아·어린이 서적을 출판한 이 회사에서 그는 향후 스마트폰에 특화된 어린이 콘텐츠가 유망할 것으로 보고,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2010년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스마트스터디(더핑크퐁컴퍼니 전신)를 창업했다.

김 대표는 “회사 설립 전 게임사에서 일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며 “업데이트를 계속해야 이용자들을 붙들 수 있다는 게임업계의 노하우를 캐릭터 사업에 활용했다”고 했다. 예컨대 그가 2012년에 직접 만든 대표 캐릭터 ‘핑크퐁’은 첫선을 보인 당시에는 진한 분홍색 여우였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한 전략이었고, 이후 인지도를 쌓아가며 색을 점점 연하게 바꿨다. 누구나 거리낌 없이 캐릭터에 접근하도록 모양도 사람과 비슷한 형태로 수정해 나갔다. 게임처럼 끊임없는 업데이트를 캐릭터에 적용한 것이다. 그는 “게임과 아동 콘텐츠는 사뭇 다른 영역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과 ‘이용자 만족을 위해선 계속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두 측면에선 다르지 않다”고 했다.

더핑크퐁컴퍼니는 2016년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 영상 공개를 기점으로 세계적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당시 이 영상은 회사가 만들던 여러 동물 노래 중 하나였는데 유튜브 흥행과 맞물리며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김 대표는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는 성공할 것이란 믿음이 있었고, 그렇게 만든 영상 수백 개 중 하나가 대박을 친 것”이라고 했다. 회사는 2022년 타임(TIME)지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아시아, 북미, 남미 등 세계 각지의 어린이 시청자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민감도 체크도 꾸준히 한다고 했다. 예컨대, “흑인 캐릭터는 왜 곱슬머리로 묘사하느냐”는 피드백을 받으면 이후 바로 반영하는 식이다. 그는 “이제는 오프라인 시장에 욕심이 난다”며 “캐릭터 수명을 생각하면 필연적이라고 본다”고 했다. 또 “주 수익원은 계속 온라인이 되겠지만, 예를 들어 500여 명이 모여 ‘나도 이 캐릭터 좋아해’라며 오프라인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용자들이 경험을 공유하며 공감대를 느끼는 게 장수 캐릭터가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핑크퐁을 보고 자란 어린이들이 어른이 된 후에도 자기 자녀들과 함께 핑크퐁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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