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0억어치 가짜 경유 전국에 팔아먹은 조폭

예산/김석모 기자 2024. 6. 4.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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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선박용 섞은 후 속여
지난 2022년 7월 11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행위 수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경기도공정특별사법경찰단 관계자가 가짜 석유 증거물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580억원 상당의 ‘가짜 경유’를 만들어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한 일당 38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저렴한 선박용 경유에 차량용 경유를 일부 섞은 뒤 차량용 경유인 것처럼 속여 판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이러한 혐의로 전북 지역의 한 폭력조직 부두목 A씨 등 38명을 붙잡아 이 중 9명을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A씨 등은 2021년 6월부터 1년 1개월 동안 전국 주유소 25곳을 직접 운영하며 ‘가짜 경유’ 4200만L를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는 시중가로 580억원어치에 달한다.

선박용 경유는 1L당 가격이 500원 정도로 차량용 경유의 3분의 1 수준이다. 색깔이 달라 선박용 경유는 붉은색, 차량용 경유는 노란색을 띤다. 일당은 가짜 경유의 색깔을 차량용처럼 노란색으로 만들기 위해 별도로 화학 약품 처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선박용 경유는 차량용보다 황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차량 성능에 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미세 먼지도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르면, 차량용 경유는 황 함량이 10ppm을 초과할 수 없는데 가짜 경유에서는 황이 318ppm 검출됐다.

가짜 경유를 만드는데 쓴 선박용 경유는 인천항에 정박 중인 대형 선박에서 몰래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선장과 공모해 선박 안의 경유를 뽑아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L 상사’라는 범죄 단체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200억원에 이르는 범죄 수익금은 모두 환수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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