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이화영 검찰 수사’ 겨냥… 민주당 1일 1특검
더불어민주당은 3일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 전반을 특검을 통해 수사하겠다면서 특별검사법을 발의했다. ‘쌍방울 사건’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이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방북 비용을 대납한 데 관여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사건으로, 오는 7일 이 전 부지사의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이 전 부지사 선고를 나흘 앞두고 민주당이 검찰 수사 과정에 회유·압박 등이 있었다며 검찰 수사팀을 수사 대상으로 하는 특검법을 발의한 것이다. 수원지검은 지난 4월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법조계에서는 1심에서 이 전 부지사에게 유죄가 선고될 경우,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재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의 특검법 발의가 그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찰을 압박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형사 사법 제도를 공격하고 위협하는 사법 방해 특검”이라고 했다.
민주당 정치검찰사건조작특별대책단(대책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의 이번 수사를 두고 검찰권 남용의 종합 선물 세트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면서 특검법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특검법은 문재인 정부 때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으면서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립했던 이성윤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대장동 사건 등에서 이재명 대표 등을 변호해 이른바 ‘대장동 변호사’라 불리는 박균택·김동아·이건태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4명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해병대원 특검법’을, 이튿날인 31일엔 김건희 여사 종합 특검법을 발의하면서 ‘1일 1특검’을 밀어붙이는 형국이다.
검찰 수사를 대상으로 한 특검법이 발의되기는 처음이다. 특검법안은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게 불리한 증언을 끌어내기 위해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한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규정했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한 부실 수사 의혹, 김 전 회장과 검찰의 구형 거래 의혹, 검찰의 피의 사실 공표 의혹 등도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 대책단 단장인 민형배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이 전 부지사를 회유하고 압박해 이재명 대표를 (사건에) 끌어들이려고 한 것”이라며 “형사 책임은 물론 (검사) 탄핵도 동원하겠다”고 했다. 특검 추천권도 민주당이 갖는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특검 후보자 4명 가운데 2명을 민주당이 추리고, 대통령은 이 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하는 식이다.
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을 위해 쌍방울의 거액 대북 송금에 관여하고, 쌍방울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 전 부지사는 작년 6월 검찰 조사에서 “(2019년) 이재명 지사에게 ‘쌍방울이 북한에 돈을 대납했다’고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이 전 부지사 아내가 법정에서 그를 향해 “정신 차려라”라고 소리치는 일이 있었고 변호인도 교체됐다.
민주당은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번복을 근거로 “검찰의 불법 행위가 확인됐다”며 전방위적인 공세를 펴왔다. 이 전 부지사 변호인들이 재판부 기피 신청을 내면서 재판도 미뤄져 왔다. 이런 상황에서 1심 재판부가 이 대표에게 대북 송금 사실을 보고했다는 기존 이 전 부지사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면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특검법에 대해 여권에선 “검찰 수사를 무력화하기 위해 민주당이 ‘방탄 특검’을 발의한 것”이라고 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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