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아픔”…대전에 뜬 MOON, 독수리 군단 恨 풀어내며 ‘2등 감독’ 아쉬움 떨쳐낼까 [MK대전]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6. 4. 00: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등은 나에게 있어 아픔이었다.”

김경문 감독이 한화 이글스의 한을 풀어내며 ‘2등 감독’이라는 오명을 떨쳐낼 수 있을까.

김경문 감독은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 모습을 드러내며 한화 감독으로서 본격적인 업무에 나섰다. 한화 관계자들은 물론, 주장 채은성과 류현진은 모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최근 한화는 정경배 감독 대행 체제로 운영해 왔다. 지난 달 27일 최원호 감독이 박찬혁 대표 이사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했기 때문.

이에 한화는 빠르게 후임자를 물색했고, ‘백전노장’ 김경문 감독을 선택했다.

김경문 감독은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명장 중 하나다. 두산 베어스(2004~2011년)와 NC 다이노스(2011~2018년) 사령탑을 맡아 KBO리그 1700경기에서 896승 30무 774패의 성적을 거뒀다. 두 팀을 이끌고 도합 10차례 포스트시즌에 나섰으며, 한국시리즈에도 4번 진출했다.

그러나 이런 김경문 감독도 해내지 못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두산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05년 첫 한국시리즈에 나섰던 김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에 시리즈 전적 무승 4패로 아쉬움을 삼켰다. 2007년과 2008년에는 각각 SK 와이번스(현 SSG랜더스)를 상대했지만, 2승 4패, 1승 4패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받아들지 못했다.

NC에서 활동할 당시의 김경문 감독. 사진=김재현 기자
공룡군단의 수장이었던 2016년에도 웃지 못한 김경문 감독이다. 공교롭게 친정팀 두산과 마주했지만, 아쉽게 연달아 4패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넘겨줘야 했다. 2008 베이징 하계 올림픽에서는 9전 전승으로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금메달을 이끌었지만, 이로 인해 김경문 감독에게는 ‘2등 감독’이라는 오명이 씌워졌다.

이런 아픔은 이날 진행된 취임식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경문 감독은 “(NC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현장 떠나 있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잘했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라며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 많이 생각이 들었다. 다들 아시지 않나. 2등이란 것이 저 자신에게는 많은 아픔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를 위해 김경문 감독은 야인 생활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야구의 종주국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지내며 야구 공부에 매진했다.

김 감독은 “1990년에 미국 가서 연수한 적이 있었다. 그때와 지금 많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적어도 야구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변하는 지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찾아가서 공부하고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올해 현실적인 목표로 가을야구 진출을 내건 김경문 감독. 사진=연합뉴스
한화는 3일 기준 24승 1무 32패를 기록, 가을야구 진출의 마지노선인 5위 SSG랜더스(29승 1무 28패)데 4.5경기 차 뒤진 8위를 마크 중이다.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포기할 시점도 분명 아니다. 새 사령탑이 내건 올 시즌 현실적인 목표는 일단 가을야구에 나서는 것이다.

김경문 감독은 “(현재 한화가) 8위에 있는데 올해는 5할 승률을 맞추는 것이 목표가 아닌가 싶다”며 “(올해에는) 포스트시즌에 맞춰 한 뒤 그 다음에 생각을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또한 본인 특유 믿음의 야구와 한화의 장점을 조화시킬 것을 강조한 김 감독이다. 그는 “(믿음의 야구는) 변치 않으려 한다. 80경기 정도 남았는데 선수를 믿게 되면 기회를 많이 줄 것이다. 믿고 기다려 주려 한다”며 “이기는 야구를 하고 싶다. 제가 해왔던 것이 있다. 한화도 장점이 있다. 섞을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어 김경문 감독은 “야구는 팀워크가 필요한 종목이다. 특히 팀이 어려운 시기다. 한 사람의 마음보다는 모두의 마음을 모아 한 경기씩 풀어가자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장기적으로 봤을 때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이를 달성하게 된다면 김경문 감독은 한화 팬들에게 1999년 이후 영광의 시간을 선물할 수 있으며, 본인도 2등 감독이라는 오명을 털어내게 된다.

김경문 감독은 “(야구) 바깥에 있으면서 여러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잘했던 것 보다는 부족하고 아쉬웠던 부분이 많았다. 현장에 돌아왔으니 (아쉬웠던 부분들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면서 한화를 강팀으로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화, 팬들과 함께 꼭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고 강한 열망을 내비췄다.

김경문 감독. 사진=한화 제공
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