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늦었지만 큰 미래 열 수 있다
오늘과 내일 서울에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열린다. 아프리카 국가들과 다자 정상회의를 갖는 건 처음이다. 아프리카 55국 중 쿠데타 등으로 제재를 받는 나라를 제외한 48국이 우리나라의 초청에 모두 응했다. 이번 행사에 대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관심을 보여준다. 국가원수가 직접 참석하는 나라가 25국이다. 윤 대통령은 25명 전원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오랜 기간 아프리카는 원조의 대상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가장 젊고 성장 잠재력이 큰 대륙이다. 14억 인구는 중국·인도와 엇비슷한 수준이지만 3분의 2가 25세 이하다. 전기차 배터리 필수 원료인 코발트의 52%를 비롯해 세계 광물 자원의 3분의 1이 사하라 이남에 묻혀 있다. 아프리카대륙 자유무역지대 출범으로 GDP 3조4000억달러 거대 단일 시장이 됐다. 2000년 EU와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 일본, 인도 등이 아프리카와 경쟁적으로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이유다.
이번 정상회의는 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만의 강점과 차별성이 있다. 신생 독립국으로 전쟁을 딛고 산업화·민주화를 모두 달성한 한국의 성공 스토리는 아프리카에 남의 얘기가 아니다. 한국은 공적 개발 원조(ODA)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된 유일한 국가다. 수혜국의 심정을 헤아리며 국가 발전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다. 마침 아프리카 국가들은 외부의 일방적 지원에서 벗어나 자기 주도적 발전을 모색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 국가들을 동등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진솔한 대화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은 그럴 수 있는 최적의 협력 파트너 중 하나다.
그동안 우리 외교에서 아프리카는 변방이었다. 주변 4강 외교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 아프리카는 국제 무대에서 ‘글로벌 사우스’ 그룹의 핵심이 됐다. 세계가 자유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으로 갈라지면서 유엔 회원국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아프리카의 존재감은 매우 커졌다. 한·아프리카 간에 협력할 사항은 갈수록 많아질 것이다. 이번 정상회의 슬로건은 “한국과 아프리카가 함께 만드는 미래”다. 그 미래의 출발점이 오늘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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