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하나의 큰 정원으로”… 오세훈이 꿈꾸는 정원도시는 [심층기획]
‘조경계 노벨상’ 정영선 작가
“산·고궁·유적 얽혀 있는 한국
시민 즐겨찾는 코스 만들어야
어린이대공원 박람회 어떤가”
‘디자인·녹지 중시’ 서울시장
“서울 어디서든 5분 안에 정원
한강변의 자연성 최대한 회복”
2024서울국제정원박람회 성황
정원도시 프로젝트 힘 실릴 듯
17.90㎡. 지난해 1월 기준 서울의 1인당 공원 면적이다. 2013년 16.20㎡에서 10년 새 1.70㎡가 늘었다. 증가폭이 가파르진 않지만, 2021년 처음 17.00㎡를 넘긴 뒤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서울의 공원율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지표 뒤엔 한 사람의 ‘꿈’이 자리잡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그가 시정 지휘봉을 놓은 10년 새 정체돼 있던 서울의 1인당 공원 면적과 공원율이 다시 상승가도다.
정 작가는 “서울만큼 근사한 데가 없다”면서도 “한강을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오 시장은 임기 1·2기 때의 ‘한강 르네상스’와 시장직 복귀 후 발표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환경단체의 반발 등을 언급한 뒤 “지금은 한강이 잘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강변에 그늘을 만들기 위해 식재한 수목이 너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면서 “일 하는 사람들은 부침이 조금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정 작가는 “외국은 오히려 햇빛을 쬐는 걸 즐기곤 한다”고 거들었다.
오 시장은 “한강변을 만드는 데 자연성을 최대한 회복시킬 부분은 자연성을 회복시키고, 인공 구조물을 넣어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들은 그것대로 만들고, 조망할 수 있는 지점이 부족하니 군데군데 조망할 수 있는 포인트를 만든다는 큰 틀의 원칙 아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작가는 서울의 또 다른 자연 자산인 산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겠냐는 오 시장의 질문에 정선이 그린 국보 ‘인왕제색도’를 거론하면서 “우리나라는 어디에서든 산과 고궁, 유적이 서로 얽혀 있는데 그걸 잘 연결하고 시민이 즐겨찾을 수 있는 코스를 만들어 정리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그간 오 시장은 정원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1·2기 때 노을공원과 북서울꿈의숲을 포함한 큼직한 공원을 여럿 조성한 오 시장은 민선 8기 들어서는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권 공원과 녹지는 아직 부족하다”며 “서울 어디서나 5분 안에 정원을 만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시민 반응은 기대치를 웃돌고 있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개막 18일째인 전날까지 261만명이 박람회장을 찾았다. 서울시민 4명 중 1명 이상이 박람회를 다녀간 셈이다. 2015년 시작된 서울정원박람회를 올해 처음 국제 행사로 확대해 열린 이번 박람회에선 역대 최대규모 부지(1만460㎡)에 학생, 일반인, 외국인, 기업 등이 조성한 정원 76개가 방문객의 발길을 끌고 있다.
10월8일까지 이어지는 박람회에선 정원과 함께 가든 시네마, 보타닉 패션쇼, 작은 음악회 같은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박람회가 흥행하자 정원도시 서울 프로젝트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의 한 관계자는 “최초 4선 서울시장인 오 시장의 대표적인 업적을 꼽으라면 정원을 비롯한 녹지 확대 정책을 들 수 있다”며 “현대의 도시에서 정원이 갖고 있는 치유성 등 다양한 효과를 고려할 때 오 시장은 녹지의 질적·양적 측면에서 큰 족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김주영·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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