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구성, 거부권 무력화…'8'이 모자란 야권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요건 완화해야"
범야권 192석…재의결 8표 이탈 필요
국회의원 300명도 '8개 정당' 소속
[더팩트ㅣ국회=조채원 기자] 22대 국회 시작과 함께 숫자 '8'이 떠올랐다. 최근 조국혁신당의 교섭단체 완화요건 요구와 특검법 통과 등 주요 이슈에서 줄곧 언급되고 있어서다. 8은 조국혁신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데 부족한, 범야권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무력화하기 위해 필요한 의석 수다. 22대 국회의원 300명도 8개 정당에 소속돼있다.
◆ 총선 때 690만 명 지지 얻었는데…"사무공간도 제대로 확보 안 돼"
조국혁신당은 3일 현행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원내 20석'에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원내 10석으로 완화하려면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국회 운영위원회 소관"이라며 "정치개혁과 정치발전의 차원이지 조국혁신당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조만간 공론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당은 지난 총선 때 약 24.25%의 득표를 얻었는데 유권자 수로 보면 약 690만 표"라며 "원내 제3당에게 교섭단체 인정도 안 해주고 또 교섭단체 중심으로 국회를 운영하다 보니 사무 공간도 제대로 확보가 안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혁신당에 따르면 국회 사무처가 배정한 혁신당 사무공간은 3석 정당인 개혁신당, 진보당보다 약 2.5배 넓다. 원내 의석 비율에 맞춰 봐도 12석인 혁신당에 부족한 공간이 할애됐다는 주장이다.
'20인 미만'의 비교섭단체는 참여할 수 없는 일들도 여럿이다. 먼저 국회 운영에 관한 일정이나 상임위원회 배분 논의에서 배제된다. 상임위 배분도 소속 의원이 지닌 전문성과 상관 없이 거대 여야의 국회의장의 정수 논의 결과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 상임위원회에서 간사도 맡지 못한다. 황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도 "(4.10 총선에서) 25%의 득표율을 기록한 정당이 교섭단체 역할을 하지 못하는 정치 선진국은 없다"며 "국민의 뜻이 의정활동에 온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비례성과 다양성이 존중받는 22대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정치 개혁, 정치 발전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당보조금도 차등지급된다. 정치자금법에 따라 정당보조금은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에 먼저 총액의 50%를 나눠준다. 이후 5석 이상 20석 미만 의석을 가진 정당에는 총액의 5%를, 5석 미만 또는 의석이 없는 정당 중 최근 선거에서 득표수 비율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는 총액의 2%를 배분한다. 위 기준에 따라 배분하고 남은 잔여분 중 절반은 의석을 가진 정당에 의석수 비율로, 나머지는 국회의원 선거 득표 수 비율에 따라 지급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14일 올해 2분기 경상보조금 126억3000만 원을 9개 정당에 지급했다고 밝혔다. 당시 원내 1석이었던 혁신당은 5억2752만 원(4.18%)을, 5석이었던 새로운미래는 6억9525만 원(5.50%)을 받았다. 현재 12석인 혁신당이 1석인 새로운미래보다 적은 예산으로 다음 분기(8월) 지급 때까지 살림을 꾸려가야 하는 처지다.
황 원내대표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비교섭단체의 경우 국고보조금(경상·선거보조금) 없이는 인력 채용이나 사무실 임대료 충당에 어려움을 겪는 등 정당 활동에 상당히 제약이 많다"며 "거대 여야에 국고보조금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는 문제 제기는 이전부터 있었고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분기 51억6265만4000원(40.87%)을, 국민의힘은 48억9951만4000원(38.79%)을 수령했다.
◆ 22대 국회 8개 정당으로 구성…대통령 재의요구권 무력화에 '8석' 필요
22대 국회의원 수는 총 300명. 8개 정당으로 구성돼있다.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7당이다. 의석 수는 더불어민주당이 171석으로 가장 많다. 국민의힘 108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진보당 각 3석, 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새로운미래 각 1석 순이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아온 법안을 다시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재적 의원 300명 기준 3분의2, 의원 20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범야권 의석은 192석으로, 8석이 모자라다. 범야권이 21대 국회에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좌초된 법안 등을 다시 발의한 만큼 22대 국회도 21대처럼 야권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추진,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반복될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채해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종합특검법, 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등을 재발의했다. 조국혁신당은 22대 임기가 시작된 지난달 30일 '한동훈 특검법'을 당 1호 법안으로 제출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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