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182] 과장된 긍정 마인드
‘난 해낼 수 있어’ 같은 긍정 마인드가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이고, 업무 피로 증상은 줄이며 매출은 늘리는 등 업무에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그런데 긍정 마인드 강요가 정도를 지나쳐 과한 수준이 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리더의 과한 긍정 압박은 ‘유해한 긍정성(toxic positivity)’이 될 수 있다.
‘넌 이 일을 한 달 안에 끝낼 수 있어’ ‘모두가 어렵다고 하지만 우린 이번에 이 계약을 무조건 따 낼 수 있어’ 같은 낙관적 발언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전달되면 구성원의 소진을 일으켜 업무 몰입을 방해하고 협업 소통에도 지장을 준다. 그리고 주변에 ‘예스’만 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유해한 긍정성 소통은 조직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워낙 긍정 마인드라는 프레임이 기계적으로 과하게 작동하는 세상이다 보니 가족 간 소통, 친구 간 소통에도 거의 자동 반사 수준으로 쓰일 때가 많다.
‘너보다 어려운 환경에 있는 친구가 얼마나 많은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공부에 전념해’ ‘이번엔 운이 나빴을 뿐, 더 큰 꿈을 가지고 또 도전해’ 같은 말이 예가 될 수 있다. 이 소통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 고려 없는 반사적 긍정 소통은 공감하는 위로 소통이 아닌 유해한 긍정성을 주입하는 일종의 가스라이팅 소통이 될 수 있다.
‘넌 무조건 할 수 있어’보다는 ‘내가 어떤 부분을 도와주면 너의 꿈, 너의 프로젝트를 이루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까’가 진짜 긍정 소통이라 생각한다. 쉬운 소통은 아니다. 내 에너지와 시간을 투자하겠다는 약속이 담긴 애정의 소통이기 때문이다.
이런 따뜻한 긍정 소통은 스스로에게도 필요하다. 요즘 같은 대전환 시기에 변화 스트레스와 갈등, 그리고 미래 불안이 가득한 상황에서 순도 높은 긍정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타인은 물론 자신에게도 지나친 긍정을 강요하면 오히려 유해한 긍정성이 되기 쉽다.
‘미래를 바라볼 때, 어둠이 가득한 공간 속에 갇혀 있지만 그 안에서도 작은 창문으로 비치는 그 빛을 놓치지 않는 긍정성’이 과장된 긍정성보다 오히려 현실적 긍정에 대한 이미지 아닐까 싶다. ‘힘든데 안 힘들다’며 마인드 컨트롤을 억지로 하기보다 ‘힘들어. 그렇지만 난 저 빛을 향해 나아갈 거야’ 하며 따뜻하게 자기 마음을 안아주는 ‘마음 수용’을 기반으로 삶의 가치를 향해 행동하는 것이 지금은 더 효과적인 긍정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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