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차려 사망’ 중대장, 상해치사 처벌하라”…동료 훈련병 母의 분노

라디오 방송 인터뷰…“근육 다 녹고 인대 터진 건 훈련 아닌 고문”

지난 5월 30일 오전 전남 나주시 한 장례식장 야외 공간에서 얼차려 중 쓰러졌다가 이틀만에 숨진 훈련병에 대한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훈련병 사망 사고가 발생한 육군 제12사단 소속 한 훈련병 어머니가 얼차려(군기 훈련)를 지시한 중대장에 대해 "적어도 상해치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엄벌을 촉구했다.

12사단 소속 한 훈련병 어머니 A 씨는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며 "어제 아들과 통화를 했는데, 아들은 사고가 났던 4중대였는데 사고 후 3중대로 옮겨 생활 중이라고 하더라"고 현재 상황을 공개했다.

A 씨는 사망 사고가 발생했던 당일의 상황도 전했다. 그는 "그날 받은 훈련이 뭐였냐고 물으니 실외에서 진행되는 전투 부상자 처치 훈련이었다더라"라며 "누워 있는 친구들을 끌어 옮기기도 했고 날씨가 더웠던 데다 계속 서 있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훈련이 끝나고 바로 기합을 받으러 갔고 건강 체크는 없었다고 들었다"며 "떠들었다는 이유로 이런 기합을 받았다는데 이럴 때는 시정명령 등을 먼저 해야 했다. 군기 훈련, 얼차려라고 하는데 이건 가혹 행위,고문이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아들 말로는 기합을 받다가 그 친구가 기절을 해서 의무실로 옮겼는데, 옮긴 상태에서 나중에 가봤더니 아이가 상태가 더 안 좋아서 민간병원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그는 "나머지 5명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들은 게 있느냐고 물어보니 ‘같은 생활관이 아니라 정확히 모르지만 그냥 우리랑 똑같이 생활하고 있을걸’이라고 얘기하더라"라며 "그 친구들이 그냥 방치된 건 아닐지 걱정된다"고 했다. 또 "남은 훈련병에 대해 심리 치료 같은 게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A 씨는 훈련병 사망 사고를 낸 중대장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아이가 다리가 인대가 다 터지고 그렇게 근육이 다 녹고 이건 훈련이 아니라 고문"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살인죄가 의도가 없었으면 살인죄가 아니라고 하니 어렵고, 적어도 상해치사 정도는 그 중대장한테 벌을 물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간부들이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은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A 씨는 "다른 간부님들도 있으셨을 거고 분명히 군장을 한 모습을 봤을 거고 그 가혹 행위를 당하는 걸 봤을 것"이라며 "다른 분들은 도대체 뭘 했느냐가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