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처럼 키워놨는데"…과수화상병 전국 확산에 비상
[앵커]
사과나 배나무에서 주로 발생하는 과수화상병은 치료 방법이나 치료약이 없어 농가 피해가 큽니다.
우리나라 사과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경북에서도 올해 첫 발생 사례가 확인되는 등 전국으로 감염이 확산돼 비상이 걸렸습니다.
정지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름드리 사과나무가 가득했던 곳은 텅 빈 들판처럼 변했습니다.
지난해 이곳에 과수화상병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올해도 인근 과수원 사과나무 22그루에서 과수화상병이 발견됐습니다.
감염 발생 시 외부 접근을 차단하고, 감염된 나무들은 뿌리째 뽑아 석회 등 소독 처리를 한 뒤 묻어 폐기해야 합니다.
주로 배나 사과 등 장미과 식물에서 발생하는 세균 병으로 불에 타 화상을 입은 것처럼 가지와 줄기, 과일 등이 말라 죽습니다.
지난 2015년 국내에서 첫 발병사례가 보고됐는데, 치료법은 아직 없습니다.
세균 감염으로 확산 속도는 빠르지만, 긴 잠복기로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진 감염 여부도 알기 어렵습니다.
<고대환 / 경북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장> "(매년) 4회에 걸쳐서 의무 방제를 하고 또 추가로 약제 방제를 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발생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잠복기가 상당히 길기 때문에…."
올해 과수화상병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국 69개 과수농가, 37.7㏊에서 피해가 났습니다.
특히 충북과 경기지역 사과와 배 과수 피해가 큰 상황입니다.
수년 동안 애지중지 키워온 사과나무 절반 이상을 잃은 농민은 가슴이 무너집니다.
<과수화상병 피해 농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죠… 자식같이 키웠어요. 하나하나를. 가지 하나하나를 다 만들어 가지고 그랬는데…작년에 겨우 농약값 빼고 이제 올해는 조금 수확을 보려고 하는데…."
지난해 과수화상병과 이상기후 등으로 사과와 배 생산량이 크게 줄어 가격이 뛰면서 서민 경제에 큰 부담이 됐습니다.
최근 5년 동안 과수화상병은 주로 6월에 발생량이 급격히 느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관계 당국은 발병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채의석 / 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장> "아무래도 올해 병균 증식이라든가 발생 확률이 높은 건 사실이고요. 6월 기상환경 그러니까 이제 비가 좀 중요하죠. 기상환경에 따라서 발생 양상이 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정부는 최근 과수화상병 위기관리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정밀 예찰 활동 등 선제 대응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영상취재 : 최문섭·이용준]
#과수화상병 #확산 #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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