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들, 女알바생에 고백하지 마라” 사장 당부에 와글와글

이혜진 기자 2024. 6. 3.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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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뉴스1

나이 많은 남성 고객을 향해 서비스직 아르바이트생에게 사랑 고백을 자제해달라는 사장의 호소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저씨들 여자 알바생에게 고백 좀 그만합시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가게 사장으로 보이는 글쓴이 A씨는 젊은 여성 아르바이트생을 대변해 “서비스직에 종사하면서 나이도 배로 많은 고객에게 고백을 받으면 기분이 어떨까? 자존심이 많이 상한다”며 “서비스직을 하다 보면 손님에게 상처를 꽤 많이 받는다. 늘 수많은 손님들을 대하기에 감정 소모가 심하고, 진상 손님들도 꽤 있어서 몇 번 상대하다 보면 자존감도 많이 낮아진다”고 했다.

A씨는 “늘 그런 상황인데 40~60대 남성에게 고백까지 받으면 기분이 좋기는커녕 상대방이 내 직업과 내 자신을 쉽게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고백을 하는 사람은 껄떡이 아니라고 하지만 고백을 받는 입장이나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껄떡대고 추근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절대 고백 같은 거 하지 마라. ‘휴일에 일하셔서 남친이 많이 속상해하겠다’ 따위의 유도 질문도 절대 하지 말라”며 “듣는 입장에서는 그런 말을 왜 하는지 다 안다. 그냥 모른 척할 뿐”이라고 했다. 이어 “‘나는 아닐 거야’ ‘분명 저 알바도 내게 호감이 있어’ ‘혹시나 잘 될 수도 있는 거잖아’ ‘미인은 용기있는 사람이 얻는 거랬어’라는 자기 합리화로 당위성을 만들지 마라”며 재차 고백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A씨는 댓글로 해당 글을 쓴 이유에 대해 “아르바이트하는 여자애들에게 고백을 해버리니 그만두는 애들도 생긴다. 한 두 번도 아니다”라고 첨언했다.

이 글에 대해 네티즌의 의견은 엇갈렸다. A씨의 이같은 당부가 불쾌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개인 대 개인으로 고백하는 건데 나이 차이 나면 고백하지 말라는 법이 있나” “남자 손님은 받고 싶고 불편한 건 싫고. 그것도 보기 불편하면 남자 손님을 받지 마시라” “고백한 당사자에겐 아무 말도 못하면서 왜 애꿎은 40대 50대 남자들한테 화풀이냐” “그런 대시 받으면서 은근히 즐기는 사람도 있다” “남녀 갈라치기를 하다못해 이젠 젊은 여자, 늙은 남자로 갈라치기를 하네” 등이었다.

그러나 A씨에 공감을 표하는 의견도 있었다. “쉽게 고백하는 건 서비스직은 약자라고 생각해서 우습게 보고 그러는 거다. 진상 중 하나” “나이 많은 사람의 고백이라니 직접 겪지 않고 글로만 읽어도 불쾌하다” “내 딸이나 동생한테 40~50대가 껄떡댄다고 생각해봐라” “입장 바꿔서 20대 남자가 환갑 여자한테 고백받으면 기분 좋겠나” “던지다 보면 하나 걸리겠지 하는 마음으로 고백하는 건 진짜 극혐” “상대가 거절하면 제대로 알아듣기라도 해라” 등의 반응이었다.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플랫폼 ‘알바천국’은 지난해 알바생 76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의 응답자(89.9%)가 근무 중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답했다. 가장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으로 ‘진상 손님 응대(39.4%)’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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