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아프리카 10개국 정상과 릴레이 정상회담
윤석열 대통령이 4~5일 예정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참석 차 방한한 아프리카 10개국 정상들과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핵심광물과 인적교류 등 협력 폭과 깊이를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3일 윤 대통령이 은초코아네 사무엘 마테카네(Ntsokoane Samuel Matekane) 레소토 총리, 알라산 드라만 와타라(Alassane Dramane Ouattara) 코트디부아르 대통령, 프리쓰비랏싱 루푼(Prithvirajsing Roopun) 모리셔스 대통령, 에머슨 담부조 음낭가과(Emmerson Dambudzo Mnangagwa) 짐바브웨 대통령, 포르 에소짐나 냐싱베(Faure Essozimna Gnassingbe) 토고 대통령, 폴 카가메(Paul Kagame) 르완다 대통령, 필리프 자신투 뉴지(Filipe Jacinto Nyusi) 모잠비크 대통령, 카를루스 마누엘 빌라 노바(Carlos Manuel Vila Nova) 상투메프린시페 대통령, 우마루 시소쿠 엠발로(Umaro Sissoco Embalo) 기니비사우 대통령, 조세 마리아 페레이라 네베스(Jose Maria Pereira Neves) 카보베르데 대통령과 각각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부터 아프리카 정상들과 양자회담을 이어가고 있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기간 동안 총 25개국 정상과 만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최초의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하고자 방한한 각국 정상을 환영하고, 각국과의 양자 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를 표명했다. 아프리카 정상들 역시 역사적인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해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 간 진정성 있는 소통의 장이 열린 것을 높이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각 국가의 정상회담에서 대한민국은 아프리카와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교류와 협력을 증진해 왔으며,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동반성장을 위해 더욱 힘껏 뛰면서 에너지와 인프라, 핵심 광물,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호혜적인 맞춤형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 기조 아래 국제사회에 대한 우리의 책임과 기여를 다하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과 아프리카 간 네트워크가 더욱 공고해지고, 아프리카의 수요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모색하는 한편, 한국 기업들의 아프리카 내 활동이 더욱 증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정상들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기적적으로 경제적 번영을 이룩한 대한민국의 성공 사례가 아프리카의 발전 계획을 수립하는 데 있어 크나큰 영감을 준다는 데 의의를 부여하고, 앞으로 개발협력을 포함한 제반 분야에서 협력의 폭과 깊이를 확장해 나가면서 한국을 배우길 희망한다고 했다.윤 대통령은 와타라 코트디부아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양국 간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 이중과세방지협정, 투자보호협정, 방산협력 양해각서(MOU)를 조속히 체결해 실질협력을 확대할 기반을 마련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양 정상은 이번 방한 계기에 올해부터 2028년까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10억 달러 기본 약정이 체결된 것을 환영했다.
윤 대통령은 또 루푼 모리셔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모리셔스에 있는 환인도양연합(IORA)을 통한 다자 간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대아프리카 전체 교역액의 5%를 차지하는 중요한 교역 파트너인 토고의 냐싱베 대통령과는 경제협력을 확대할 투자보장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음낭가과 짐바브웨 대통령과는 짐바브웨가 'K-라이스벨트' 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것을 함께 축하했다.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양국이 체결하는 '스마트시티, 인프라, 모빌리티 협력 MOU'에 기대감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뉴지 모잠비크 대통령에게 모잠비크의 천연가스전 개발 사업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하고, 앞으로 양국이 화석연료를 넘어 핵심 광물 분야에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요청했다. 상투메프린시페 정상과는 태양광 발전소 건설 등 에너지 분야에서 상호 호혜적 협력을 하기로 의견을 교환했다.
네베스 카보베르데 대통령과는 재생에너지, 해양수산,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 역량을 지닌 한국 기업들과 전문가들의 카보베르데 내 활동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양자 정상회담에 이어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아프리카 48개국 정상·대표단 60여명과 국내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공식 환영 만찬을 가졌다. 김건희 여사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은 국가 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한 지도자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한 기업인, '잘살아 보자'는 희망으로 밤낮없이 뛰었던 국민들의 노력이 삼위일체가 되어 이루어 낸 것"이라며 "가장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을 겪었고 가장 극적으로 경제발전과 번영의 길을 개척해 온 대한민국은 아프리카의 진실된 친구로서 함께 미래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의 의미를 되새겼다. 윤 대통령은 또한 "아프리카 반투족의 우분투(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고,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 동부 스와힐리어의 하람베(함께 일한다), 서부 우오로프(Wolof)족의 니트 니타이 가라밤(서로가 서로를 치유한다)처럼 연대와 협력을 소중히 여기는 아프리카의 정신은 한국의 두레, 품앗이 정신과 맞닿아 있다"면서 한국이 아프리카와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아프리카가 동반 성장과 연대의 큰 걸음을 함께 내딛게 된 것을 더없이 기쁘게 생각한다"며 "함께 만들어 나갈 미래를 위하여!"라는 말로 건배를 제의했다.
만찬에는 현대와 전통, 한국과 아프리카가 함께하는 다채로운 문화공연도 진행됐다. K-Pop 댄스, 미디어 아트와 결합한 오고무와 태권도,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전통 가곡 외에 춤과 노래를 결합한 쇼콰이어 등 다양한 구성의 공연은 아프리카 정상과 대표단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남사당패의 재기 넘치는 풍물과 아프리카의 타악과 댄스가 어우러진 콜라보 공연은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한국과 아프리카가 동행한다는 연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만찬 메뉴로는 김, 고추장, 카사바, 쿠스쿠스 등 한국과 아프리카 고유의 재료를 사용해 사막과 초원, 강과 고원 등 거대한 아프리카 대륙의 특징을 표현한 요리가 제공됐다. 또한, 만찬장 대형 미디어월에는 '왕의 행차, 백성과 함께하다', '조선 왕실 행차 풍경' 등 조선시대 정조의 여정을 그린 기록화를 3D로 생동감 있게 구현한 영상들이 상영돼 한국의 전통문화를 아프리카 각국 정상들에게 소개했다.
만찬에는 13개 부처 장관과 청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황우여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정점식 정책위의장, 성일종 사무총장 등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경제계에서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등,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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