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포기해”…20대가 저축으로 서울 아파트 사려면, 이만큼 걸린다

지난 달 30일 서울 상공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사진상 보이는 다리 아래쪽이 강남구와 송파구 일대. 뉴시스

20대 가구가 저축만으로 서울 아파트를 사려면 86.4년이 걸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의 이한진 연구위원은 3일 ‘부동산 폭등기 청년가구 재정변화 분석’ 보고서에서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와 KB부동산 통계 등을 근거로 이같이 계산했다. 2023년 기준 가구주가 29세 이하인 20대 가구의 연 소득 평균은 4123만 원이다. 여기서 소비지출(2136만 원)과 비소비지출(598만 원)을 뺀 ‘저축가능액’은 1389만 원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1억 9957만 원임을 감안할 때 저축가능액 전부를 꼬박 86.4년 저축해야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2014년에는 39.5년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10년 사이 두 배가 넘게 늘어난 셈이다.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20대 가구의 소득 증가율은 21.02%로 전체 연령대(45.17%)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저축가능액 증가율의 경우 12.65%로 전체(64.90%)의 5분의 1 수준이다. 보고서는 최근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청년세대와 다른 세대 간의 격차가 커진 것은 물론이고 청년세대 내에서의 자산 불평등도 심화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주택가격 급등으로 자산 불평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청년세대 내 자산 불평등 확대엔 소득 격차 만으론 설명할 수 없는 부의 대물림이 근저에서 작용하고 있다”면서 무상교육 확대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을 극복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