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올려도 물가에 제대로 반영 안 돼…외식물가 착시 유발
[앵커]
이런 이중 가격 탓에 소비자들은 같은 상품이더라도 배달을 시키면 더 많은 돈을 내야 합니다.
그런데 이같은 가격 인상이 물가 통계에는 잘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왜 그런 건지, 이어서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식당의 버섯 칼국수 가격은 2인분에 2만 4천 원입니다.
배달을 시키면 같은 음식이 2만 6천 원, 소비자로선 2천 원 가격이 오른 셈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가격 인상은 물가 통계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음식점 직원/음성변조 : "(배달로 시켜먹는 손님이 많아요? 아니면 매장에서 먹는 손님이 많아요?) 매장에서 먹는 손님이 많죠."]
통계청은 외식물가를 조사할 때 배달이 더 많은 매장인지, 아니면 매장 식사가 더 많은 곳인지를 따집니다.
배달이 더 많으면 배달 가격을 기준으로 가격을 반영하고 매장 이용이 많으면 매장 가격을 반영합니다.
이 때문에 칼국수 집처럼 매장 손님이 더 많은 식당에서 배달용 가격을 올린 건 물가 조사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배달 이용자가 느끼는 물가 부담이 통계와 차이 나는 일종의 통계 착시가 발생할 수 있는 겁니다.
[최철/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 "물가는 되게 중요한 거시경제 지표가 되고 있죠. 배달 앱을 이용해서 외식 소비를 하는 거는 (통계에) 완전히 반영되기는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이 있죠. 괴리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사실 있죠."]
배달 위주의 식당에서도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음식 가격에 배달비를 포함해 물가 조사를 하기 때문입니다.
음식 가격은 그대로인데 무료 배달 행사 등으로 배달비를 낮추면 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잡힙니다.
이런 식당의 매장 이용자들은 물가가 내렸다는 통계와 달리 여전한 가격 부담을 체감하게 됩니다.
[윤채은/경기도 화성시 : "(치킨이랑 피자 가격이 별로 안 올랐다고 나오거든요. 체감하시나요?) 체감으로는 못 느끼는 것 같아요. 조금 덜 찾게 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외식물가는 기준금리 결정에 주요 지표로 쓰이는 근원물가 구성 항목입니다.
올해 초 4.3%던 외식물가 상승률은 매달 둔화 돼 4월에는 3%로 조사됐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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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규 기자 (hel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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