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폭발사고 피해, 정부 진상조사 착수
[KBS 제주] [앵커]
KBS는 4·3 당시 군경이 두고 간 폭발물로 어린이들이 희생된 사건을 발굴해 연속 보도했는데요.
보도 이후 정부 차원의 진상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이 내용은 내년 발간 예정인 4·3 추가진상조사보고서에 기록될 예정입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자자자잘 이런 소리만 나고 눈을 떴는데 보이는 게 없어. 하도 겁나니까. 옆에 보니 아이가 앉은 게 없어."]
73년 전 북촌국민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가 4·3추가진상조사단에게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합니다.
4·3 당시 집단학살로 폐허가 된 마을에서 아이들이 갖고 놀던 수류탄이 폭발했고, 이 사고로 6살, 7살 난 아이 2명이 숨지고 한쪽 눈이 실명된 아이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수류탄을 주운 장소부터 사고 지점까지, 현장을 둘러보는 진상조사단.
KBS의 4·3 폭발사고 최초 보고서 '장난감의 비극' 보도 이후, 정부 차원의 진상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김은희/제주4·3평화재단 추가진상조사단 조사2팀장 : "KBS에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취재해주셔서 '아, 이게 추가진상조사에 굉장히 필요한 부분이겠다' 판단이 선 것 같아요. 저희가 조사 막바지 단계라서 6월 한 달간 해볼 생각이거든요."]
살아남은 미안함에 침묵하고 있다 뒤늦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생존자는 이제야 마음의 짐을 내려놓습니다.
[윤상범/북촌국민학교 인근 폭발사고 생존자 : "철부지 시절에 그런 일을 같이 동반했다가 비명에 이렇게 가서 죄스럽고 미안하다는 마음을 가졌다가 이제야 내 마음도 후련하게 생각을."]
3년 전 폭발사고로 숨진 친척을 4·3 희생자로 신청한 유족은 적극적인 조사로 다른 폭발사고 피해자들도 희생자로 인정받길 바랐습니다.
[황요범/북촌국민학교 인근 폭발사고 희생자 故 황태석 유족 : "어쨌든 희생자이기 때문에 보상을 떠나서 희생자로 만이라도 신고가 되어서 희생자로 남는 것이 오히려 4·3의 진상을 밝히는 데도 좀 도움이 되지 않겠나."]
4·3평화재단은 진상 규명에 속도를 내 내년 6월 발간 예정인 4·3 추가진상조사보고서에 관련 내용을 담을 계획입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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