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입찰제 첫 시범운영…마이너스 시장 가격까지 등장
[KBS 제주] [앵커]
재생에너지 비율이 20%에 육박해 출력제어 문제가 심각한 제주에서 이달부터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입찰 방식으로 거래하는 제도가 시범운영에 들어갔습니다.
싼값에 낙찰받은 사업자만 전기를 생산해 판매할 수 있게 되는 셈인데, 시범운영 첫날에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의 시장가격이 마이너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강탁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입찰제도가 제주에서 전국 처음으로 시범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사업자만 낙찰을 받아 전기를 판매할 수 있고, 미낙찰자는 발전을 강제로 중지하는 '출력제어' 대상이 됩니다.
지난 주말 이틀 동안 시범운영을 했더니 첫 날인 토요일 낮 12시부터 3시간 동안 전력도매가가 KWh당 -75원을 기록했습니다.
전기를 생산해서 파는데 오히려 돈을 더 냈다는 겁니다.
출력제어를 통해 발전기를 멈추고 한 푼도 못 받는 것보다는 돈을 일부 내고서라도 생산한 전기를 파는 것이 보조금 수익 등의 영향으로 더 낫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전기 수요가 낮고 재생에너지 생산량은 많은 계절적 요인이 작용해 일시적으로 마이너스 값이라는 이례적인 사례가 나타나긴 했지만,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은 이 같은 저가 경쟁 심화로 최대 20%까지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며 정부 정책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곽영주/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 협회장 : "전혀 예고되지 못했던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예측도 못 했던 부분이죠. 그 부분에 대해서 수익성이 악화될까봐 상당히 걱정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정부는 예측 발전량과 입찰 가격 제출을 통해 출력제한이 심한 제주에서 재생에너지를 제어 가능한 자원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그동안은 출력제어 대상과 규모가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입찰제 시장 원리에 따라 낙찰받지 못한 발전소를 출력제어하는 기준을 정립하게 됐습니다.
[김영환/전력거래소 제주본부장 : "풍력, 태양광의 생산을 합리적으로 소비하도록 유도하고, 초과발전을 억제하는 모든 수단이 강구되는 그런 것을 통해서 탄소중립에 한 발짝 더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은 전기를 생산만 하면 팔던 시대에서, 이제는 마이너스 가격에 따른 손익 등을 고려해 시장 원리에 따라 선택을 해야 하는 새로운 환경과 마주하게 됐습니다.
KBS 뉴스 강탁균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
강탁균 기자 (takta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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