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GPU ‘블랙웰’ 출하도 전에 다음 세대 ‘루빈’ 꺼낸 젠슨 황
엔비디아, 2026년 양산 목표
신제품 출시 주기 2년 → 1년
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AI)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간) 국립대만대 체육관에서 AI와 산업 혁명에 대한 연설을 하면서 2026년부터 ‘루빈’을 양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루빈은 최근 AI 업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엔비디아 ‘호퍼’와 현재 양산 중인 ‘블랙웰’에 이은 후속 아키텍처다. GPU는 데이터를 한 번에 대량으로 처리하는 병렬 방식의 반도체다. 원래는 게임 그래픽 구현에 쓰이다가 현재는 막대한 연산이 필요한 AI 분야에서 주로 사용한다.
루빈은 우주 암흑물질과 은하 회전속도를 연구한 미국 천문학자 베라 루빈의 이름에서 따왔다. 엔비디아는 곧 자체 중앙처리장치(CPU)인 ‘베라’도 출시할 예정이다.
황 CEO는 이날 “우리는 계산(컴퓨팅) 인플레이션을 목격하고 있다”며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존 컴퓨팅 방식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다. 엔비디아의 가속화된 컴퓨팅 스타일을 통해서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기술로 98%의 비용 절감과 97%의 에너지 절감을 할 수 있다”고 했다.
GPU 아키텍처는 계산 단위와 메모리 등을 효율적으로 배치한 일종의 설계도다. 지금까지 엔비디아는 2년 주기로 새로운 아키텍처를 도입해왔다.
2020년에는 ‘암페어’ 기반의 A100을, 2022년에는 호퍼 기반의 H100을 출시했다. H100은 AI 인프라에 투자하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가속기 용도로 가장 애용하는 GPU다. 지난 3월에는 블랙웰 기반 B100이 공개됐다.
B100은 2080억개의 트랜지스터로 구성돼 기존 H100(800억개)보다 데이터 연산 속도가 2.5배 빨라졌다. B100은 오는 3분기 양산에 들어가 연말 출하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대로라면 엔비디아는 전작이 양산에 들어가기도 전에 신모델을 출시하는 셈이다. 황 CEO는 신제품 출시 주기를 기존의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한다고 밝혔다.
황 CEO는 루빈 아키텍처의 상세 제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루빈 GPU와 함께 탑재되는 메모리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를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2027년에는 ‘루빈 울트라’를 선보일 계획이다. 칩당 8개의 HBM4를 싣는 루빈과 달리 루빈 울트라는 HBM4 12개를 탑재한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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