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못해줄 망정”…‘5·18 왜곡 게임’ 제보한 초등생에 악플, 경찰, 10여명 수사

악플 [사진 = 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한 인터넷 게임의 운영사를 언론사에 제보한 부산의 한 초등학생 관련 기사에 악성 댓글을 쓴 작성자가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3일 초등학생 A군 관련 기사에 악성 댓글을 단 10여 명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악플러’는A군을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앞서 A군은 지난달 게임사이트 로블록스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한 게임 ‘그날의 광주’를 발견했다. 이 게임은 1980년 광주 금남로 일대를 배경으로 ‘폭동이 일어났다’는 문구가 뜨면 군인·경찰 캐릭터를 조작해 시민군을 학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80년 당시 계엄군에 구타 당하는 시민 [사진 = 연합뉴스]

현금으로 아이템을 구매하면 북한 캐릭터로 게임에 참여해 북한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등 5·18 왜곡 소재인 북한군 침투설도 차용했다.

게임 내용이 사회과목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A군은 언론사에 이를 제보했고, 미국에 본사가 있는 로블록스 운영진은 사과문 게시와 함께 해당 게임을 삭제했다.

A군은 광주시와 광주교육청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이후 A군에 대한 가해가 이어졌다. 그날의 광주가 삭제도자 이에 불만을 품은 게임 이용자들이 A군을 공격하고 나선 것이다. A군을 희롱하는 게임을 만들어 배포했고, 관련 기사에서도 A군에 대한 모욕성 댓글이 이어졌다

경찰은 악성 댓글을 남긴 이들의 신원을 추적해 확인한 뒤 이들의 거주지 관할 경찰서로 사건을 넘길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신원을 특정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5·18기념재단은 지난달 5·18 민주화운동 왜곡 게임 제작자와 A군을 성희롱한 게임 제작자를 각각 경찰에 고발했다.

앞서 지난달 8일 5·18기념재단과 광주광역시는 A군을 희롱하는 2차 가해 게임 제작자를 5·18민주화운동법,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제작자 특정, 추적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