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식사비 직접 계산했냐고 묻자…"잘 기억 나지 않는다"

박상길 2024. 6. 3.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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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2022년 대선 경선 기간 식사 제공 의혹'과 관련해 당시 식사 자리에 동석한 현직 국회의원 배우자가 법정에서 "피고인과 식사비 부담 방식에 대해 조율한 적 없다"고 증언했다.

3일 수원지법 형사13부(박정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씨의 공직선거법(기부행위) 위반 사건 8차 공판에서는 민주당 다선 국회의원 배우자 A씨의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A씨는 2021년 8월 2일 서울시 한 중식당에서 김씨에게 전직 다선 의원 배우자 2명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한 인물이다.

검찰은 이날 김씨가 식사에 동석한 A씨 등 3명과 자신을 수행한 선거 캠프 직원 2명의 식사비 등 10만4000원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다선 의원 배우자로서) 선거 과정에서 기부행위가 엄격하게 제한된다는 것을 알았는데, 피고인과 사전에 식비를 어떻게 할지 조율하지 않았느냐"는 검사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어 "피고인이 도움을 받는 자리였는데 피고인이 식비 부담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 그런 이야기 한 적 없다"고 말했다.

또 "피고인 측에서 각자 부담하자는 요청도 없었다는 거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A씨는 "(피고인을 제외한) 나머지 사모님 2명의 식비는 제가 결제하러 나갔는데, 결제가 돼 있었다"고 했다.

검사가 "그럼 누가 결제했다고 생각했느냐"고 묻자 A씨는 "제 차를 빼달라고 해서 빨리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가 검사가 "증인도 계산하지 않았고, 나머지 사모님 두 분도 계산하지 않았다면 피고인이 계산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추궁하자 "차 타고 가면서 '저쪽(김혜경 측)'에서 냈나보다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이날 공판에선 재판부도 사건 당일과 그 전후로 피고인과 증인이 가진 식사 자리의 결제방식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질문했다.

A씨는 이 사건 10여일 전인 2021년 7월 20일경 김씨와 또 다른 식당에서 식사했는데, 그날 밥값은 각자 계산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 사건 전에는 각자 계산해야 한다는 걸 알고 야박하지만 정확하게 계산했는데, 보름 정도 지난 사건 당일에는 (각자 계산하지 못한) 문제가 생겼는데, 당시에 이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게 이상하지 않으냐"고 물었고, A씨는 "차를 빨리 빼야 한다는 마음 때문에 그런 생각을 못 했다. 지나서 알았다"고 답했다.

재판부가 "넘어가려니 하고 생각한거냐"고 묻자 "제가 깊이 생각 못 했던 거 같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석에 앉아있는 김씨에게도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재판장은 "(7월 20일 식당에서) 식사 마치고 밖으로 나오던 중 기억나는 게 있느냐. 증인은 카운터에서 현금으로 계산하고 피고인은 차로 이동했다는 취지로 말하는데 증인이 말하는 게 맞느냐"고 물었고, 김씨는 "룸에서 (증인을) 만난 것만 기억나고 그다음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재판장은 또 "피고인이 직접 (본인 식사비를) 결제했느냐"고 물었고, 김씨는 잠시 고민한 뒤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재판부의 질문이 이어지자 변호인은 "이 부분은 필요하면 피고인 신문할 때 묻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오전 공판에서는 경선 기간 김씨의 차량 운전을 수행한 운전사 B씨에 대한 증인신문도 진행됐다. B씨는 김씨의 선거법 위반 혐의 중 김씨로부터 식사비를 제공받은 당시 수행원 2명 중 한명이다.

그는 이날 법정에서 "또 다른 수행원이던 C 변호사로부터 '밥값은 각자 계산이 원칙'이라는 설명을 듣기 전까지 제가 제 식비를 계산해야 한다는 것을 몰랐다. 그런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C 변호사에게 설명 들은 시점이 언제냐, 선거 초기에 알게 된 것 아니냐"는 변호인 질문에는 "정확하게 특정 못 하겠다.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달 17일 열릴 김씨의 다음 공판 기일에서는 당시 대선 경선 캠프 직원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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