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물 풍선' 공방... "文 위장 평화쇼 탓" "尹 위기 돌파구"

이성택 2024. 6. 3.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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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도발에 정부가 9·19 남북 군사합의 효력을 전면 정지하는 강공 조치로 맞서며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자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국민의힘은 전임 문재인 정부의 대북 유화책을 원인으로 꼽으며 북한의 비이성적 도발을 차단할 추가 대응을 정부에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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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대북 확성기 등 다시 허용 법안 발의
황우여(오른쪽 첫 번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가운데)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도발에 정부가 9·19 남북 군사합의 효력을 전면 정지하는 강공 조치로 맞서며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자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국민의힘은 전임 문재인 정부의 대북 유화책을 원인으로 꼽으며 북한의 비이성적 도발을 차단할 추가 대응을 정부에 주문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대북 강공책으로 정권 불안을 해결하려는 안보 무능이라고 지적했다.


與 "오물 풍선, 민주당도 책임"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북한의 비이성적인 도발이 자행되고 있어서 국민들의 우려가 그치지 않고 있다”며 “국가 안보와 민생 정책을 논의할 우리 정치권이 안타깝게도 주말에는 장외 투쟁으로 거리로 나가서 사회와 갈등과 또 주말의 평온을 흐트러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지난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은 위장 평화쇼를 위해 굴종적 대북관과 저자세로 일관하며 김정은의 심기 경호에 몰두했다”면서 “북한 오물 풍선 도발의 1차적 책임은 김정은 일가와 추종 세력에게 있겠지만, 민주당 역시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직격했다.

북한을 상대로 추가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여권에서 분출한 가운데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 출신인 권영세 의원은 이날 대북 전단 살포와 접경지에서의 확성기 방송, 게시물 게시를 허용하는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문 정부에서 민주당 주도로 법에 반영된 확성기 등 금지 조치 등을 해제하는 내용이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군 당국이 아닌 민간의 대북 확성기 사용까지 허용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野, 정부 강경책에 "안보 위기 조장해 정권 불안 해결하려"

민주당은 정부의 대북 강경책이 군사적 긴장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싸우지 않고 이겨야 하고, 싸울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게 가장 완벽한 안보”라며 “대북 전단 살포로 촉발된 대남 오물 투척에는 양자에 다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추가 대북 제재 방침에 대해 이 대표는 “왜 긴장을 격화시키고 안보를 스스로 위협하느냐”면서 “(정부 여당이) ‘안보 위기를 조장해 정권의 불안을 해결하자’고 생각한다면 국정을 감당할 자격이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문 정부 청와대 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틀면 북한은 더한 조치를 또 내놓을 것”이라며 “말로만 지금 큰소리를 뻥뻥 치지, 북한을 제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강 대 강 대응 일변도 전략이 맞느냐”고 주장했다.

정부가 이날 9·19 군사 합의 효력 정지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아무 효과도 없는 말 폭탄"이라고 평가 절하한 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로 백일하에 드러난 윤석열 정부의 안보 무능에 터져 나오는 국민의 분노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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