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이어 도요타 본사도 '인증 부정행위'… 3개 차종 출하 중단

도요타·혼다·마쓰다 등 일본차 5개 업체
다이하쓰처럼 인증 취득 위해 허위 보고
일본 정부, 생산 중인 6개 차종 출하 중단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회장이 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품질 인증 취득을 위해 부정행위를 저지른 점에 대해 머리를 숙이며 사과하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업체 도요타자동차 본사도 자회사 다이하쓰공업처럼 품질 인증을 취득하기 위해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3일 일본 공영방송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도요타뿐 아니라 혼다와 마쓰다 등 일본 완성차 업체 5곳이나 부정행위를 저질렀는데, 이를 통해 제작한 차량만 38종에 이른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날 도요타자동차를 포함해 마쓰다, 야마하발동기, 혼다, 스즈키 등 5개 업체로부터 자동차 성능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다고 발표했다. 국토교통성은 앞서 다이하쓰가 자동차와 엔진을 대량 생산할 때 필요한 '형식 지정' 취득 과정에서 대규모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후 다른 업체에 유사 사례가 있는지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국토교통성은 이날 보고를 기준으로 안전성 기준 적합 여부를 확인할 때까지 6종 차량에 대해 출하 정지를 지시했다. 도요타가 3종으로 가장 많고, 마쓰다와 야마하발동기 각각 2종, 1종이다. 혼다와 스즈키가 부정행위로 만든 차량은 현재 생산하지 않는 차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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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완성차 5개 업체 38개 차종 부정행위로 인증 취득

오쿠다이라 소이치로(가운데) 사장 등 일본 다이하쓰공업 임원들이 지난해 12월 20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의 소형차 부문 자회사인 다이하쓰는 6개 차종에서 부정하게 품질인증을 취득한 사실이 드러났다. 도쿄=AP 연합뉴스

도요타는 자회사에 이어 본사도 부정행위를 한 것이 드러났다. 도요타는 현재 생산 중인 자동차 3개 모델과 과거에 만든 4개 모델 등 7개 차종의 인증시험 과정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도요타는 보행자·탑승자 보호 시험과 관련해 허위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성은 부정행위를 확인한 도요타의 '코롤라 필더', '코롤라 악시오', '야리스 크로스' 등 3개 모델에 대해 출하 정지를 지시했다.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 회장은 이날 도쿄 시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요타의 책임자로서 고객과 자동차 팬, 모든 이해관계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국토교통성은 이르면 4일 일본 혼슈 중부 아이치현 도요타시에 있는 도요타 본사에서 현장 검사를 벌일 예정이다.

마쓰다는 현재 생산 중인 '로드스터' 등 차량 2종과 과거에 제작한 3종 등 5종에서, 야마하발동기는 판매 중인 1종(YZF-R1)과 현재 생산하지 않는 2종 등 3종에서 부정행위를 발견했다고 각각 국토교통성에 보고했다. 국토교통성은 두 회사가 현재 생 중인 차량 3종에 대해서도 출하 정지를 지시했다. 혼다는 과거 차종 22종에 대한 소음 시험 결과를 허위로 작성했고, 스즈키는 과거 차종 1종에 대한 제동장치 시험 결과를 허위 기재했다.

국토교통성은 5개 업체에 대한 현장 검사를 벌인 뒤 시정 명령 등 행정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형식 지정 취소' 처분이 나올 경우 해당 차량에 대한 인증이 취소돼 더는 생산할 수 없게 된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