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0개월 아이 살린 LG유플러스 김상현·이대림 책임

배문규 기자 2024. 6. 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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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시 도로변에서 업무 준비 중
119에 긴급상황 신고 후 응급처치
부모, 홈페이지 게시판에 감사 글
LG유플러스 경북운영팀에서 근무하는 김상현 책임(왼쪽)과 이대림 책임. LG유플러스 제공

“도와주세요!”

지난달 8일 경북 영주시 가흥동 도로변에서 젊은 부부가 차 문을 열며 다급하게 소리쳤다. 당시 LG유플러스에서 설비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경북운영팀의 김상현 책임(43)과 이대림 책임(42)은 현장 업무를 위해 전신주 주변에 차량을 주차하고 있었다. 뒤쪽에 정차한 차량에서 부부가 10개월 된 아이를 안고 급히 내렸다. 아이가 차를 타고 가다 경기를 일으키자 패닉에 빠져 무작정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아이는 호흡이 멈췄고, 입술색이 푸르게 변해 있었다. 이씨가 먼저 119에 신고하고, 김씨는 응급처치에 나섰다. 전화가 연결된 구급대원의 안내에 따라 기도를 확보하고 심폐소생술을 했다. 아이는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에 호흡이 돌아왔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지난달 17일 소방서를 통해 부모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이가 열흘 동안 입원한 탓에 경황이 없었다고 했다. 부부는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했지만, 이씨와 김씨는 정중히 사양했다. 해프닝으로 끝난 줄 알았는데, 지난달 말 주변에서 그때 일을 묻기 시작했다. 아이 부모가 LG유플러스 홈페이지 게시판에 감사 글을 올린 것이다.

글에는 “아기가 첫째이고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너무 당황스럽고 경황이 없어 도움을 요청했다”며 “작은 선물이라도 인사를 드리고 싶었지만 그것마저 마음만 받으시겠다고 하셔서 이렇게나마 감사 인사를 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두 사람은 평소 회사 안전교육이 침착하게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3일 경향신문과 통화하면서 “상황이 너무 급박해 저희도 놀랐지만, 아기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에 망설일 틈이 없었다”며 “아내가 간호사여서 평소 들은 얘기들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3년째 2인1조로 활동하다보니 “눈빛만 봐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있었다”고도 했다. 이씨는 “누구라도 저희처럼 행동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이런 일이 생긴다면 주저하지 않고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측은 “만일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심폐소생술 훈련이 긴급한 상황에서 도움이 된 것 같다”며 “고객을 비롯한 모든 시민의 만족을 위해 앞으로도 임직원 모두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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