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지지도 21%에 與 "尹이 '엄격한 아버지' 모습이다 보니…"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지난달 말 21%까지 떨어진 데 대해, 여당인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로부터는 "엄격한 아버지 모습을 좀 갖고 계시다 보니까 그런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반면 여당 내에서도 소장파 의원이나 수도권 원외 인사로부터는 쓴소리가 나왔다.
성일종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3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주 발표된 한국갤럽의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들께서 주시는 사인이기 때문에 저희가 집권여당으로서 무겁게 받아들여야 된다고 생각하고, 이 사인을 저희가 정확하게 알고 더 정책 부분에서부터 민생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부분을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면서도 "사실 윤 대통령께서는 인기영합주의나 이런 것을 일절 안 하고 계시죠. 돈을 푸는 것도 아니고"라고 했다.
이어 "또 어떤 경우에도 건강한 국가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계시기 때문에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건 사실"이라며 "원칙적인 국가운영의 기조를 가다 보니까 인기 없는 엄격한 아버지 모습이라고 그럴까, 엄격한 아버지 모습을 좀 갖고 계시다 보니까 그런 것 같은데, 어쨌든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외교·탈원전·소득주도성장 같은 많은 문제를 치유하면서 오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인기에 영합해서 정책을 추진할 수 없던 부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성 사무총장은 "이제 경제지표도, 수출도 계속 상승세로 이어가고 있고 또 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상위 레벨의 성장률도 좀 보여주고 있고 그래서 고용도 상당히 증가하는 그런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런 것들이 좀 시간이 지나면서부터 더 좋아지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했다.
성 총장은 최근의 추가 지지율 하락의 원인에 대해 "일시적으로 채 상병 사건(수사 특검에 대한) 거부권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야당의 정쟁이 일부분 좀 통했다는 생각"이라고 하기도 했다.
반면 서울 도봉갑 지역구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같은 방송 인터뷰에서 "보통 저희가 지지율이 아무리 낮아진다 하더라도 30%선은 지켜왔고, 최근에는 30% 밑으로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기는 했지만 그것도 총선 이후에 나타난 양상이었는데 저도 좀 우려스럽기는 하다"고 좀더 위기감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여당의 지지율과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전반적으로 하락 국면으로 접어든 것 자체는 지금 여당이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것)"라며 "20(%)은 굉장히 중요하게 사수해야 되는 지지율"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총선 이후에 지지율 반등이 없었던 것은, 국민들께서 이번 총선을 통해 내놓은 민심을 획기적으로 대통령실이 반영한 건 아니었던 것 같다. 특히 인사 문제나 이런 면에 있어서 눈높이에 안 맞는 내용들이 많았다"며 "20%라는 지지율은 사실은 냉정하게 봤을 때 심각한 지지율이기 때문에 저는 대통령실에서 이를 아주 엄중하게 인식하고 조금 달라지는 모습들을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지난주 국민의힘 의원 워크숍에 윤 대통령이 참석해 맥주로 건배를 하고 '어퍼컷' 세리머니를 선보인 데 대해 "연찬회를 갔을 때 제가 기대했던 주된 분위기는 침착하고, 반성하고,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되느냐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루어질 줄 알았는데 적어도 저 자리에서는 그런 논의들이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김 의원은 "저희가 '똘똘 뭉쳐야' 되는 것 이전에 왜 똘똘 뭉칠 수밖에 없어야 되는지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좀 있어야 되고, 대통령께서도 아마 그 부분을 저는 아셨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너무 잔치하는 분위기처럼 나와버려서 그 부분은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 동대문갑에 출마했다 낙선한 김영우 전 의원도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나와 "대통령이 여당 연찬회에 가는 건 괜찮고 단합을 충분히 요구할 수 있지만, 대통령의 메시지는 시간과 장소와 관계없이 결국은 대국민 메시지"라며 "왜 지금 국민의힘이 총선에 패배했고 앞으로 국민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우리가 단합해서 변화하자는 것까지 국민들에게 전달돼야 되는데 그냥 '똘똘 뭉치자', '단합하자'고 하는 건 일반적인 국민들 눈높이에서 봤을 때는 굉장히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메시지 관리를 잘해야 된다"며 "술 마셨다, 뭐 했다 이런 게 다 밖으로 공개가 됐는데, 차라리 문을 걸어 잠그고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서 대통령과 여당 국회의원들이 토론을 했다는 뉴스가 나왔다면 그 다음주에 대통령 지지율이 2~3%라도 올라갔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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