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실외기 화재 증가…“환기창 자동 개폐돼야”

[KBS 대구] [앵커]

날씨가 더워지면서 냉방기 사용이 늘어나는 요즘, 관련 화재도 늘고 있습니다.

최근 새로 짓는 공동주택은 에어컨 실외기를 실내에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환기창에 대한 규정 등이 미비해 화재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박준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구 달서구의 한 아파트, 에어컨 실외기에서 난 불로 아파트 내부가 검게 그을렸습니다.

최근 3년 간 전국에서 발생한 에어컨 화재는 820여 건, 이 가운데 6월부터 8월까지 석달 간 75%가 집중됐고, 에어컨 실외기 화재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백인흠/수성소방서 대응총괄팀장 :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전선 부위에 굉장히 고열이 발생하는데 전선이 낡거나 훼손되지 않았는지 주기적으로 살펴주시고…."]

공동주택은 2020년부터 에어컨 실외기를 실내에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미관상 문제와 실외기 낙하, 설치기사 추락사고를 막기 위해섭니다.

그런데 실외기 공간확보만 의무일뿐 환기창과 개폐방식 등에 대한 세부 규정은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환기창을 닫은 채 에어컨을 가동하다 과열돼 화재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습니다.

에어컨을 켜서 실외기를 작동해봤습니다.

5분 만에 50도가 넘는 바람이 나오는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윤정/아파트 주민 : "어떤 때는 2~3일 가동하다 보니까 갑자기 생각이 나서 여는 경우도 있고. 또 이게 평소에는 열다 보면 벌레가 들어온다든지…."]

한 시민단체가 2020년이후 준공된 아파트의 에어컨 실외기실 환기창을 점검해보니 79곳 중 단 9곳만 화재위험이 낮은 자동 작동방식으로 설치돼있었습니다.

[김종진/대구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대표 : "(환기 시설 규정에) 면적이나 효율이나, 배기시설. 특히 가동 시에 작동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으로 설치가 될 수 있도록…."]

이에 정부에 환풍구 시설 기준을 마련하고, 대구시와 구.군도 관련 조례를 제정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박준우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김지현

박준우 기자 (joonwoo@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