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악마화 그만… 전공의 수련비용 국가가 내달라" 서울의사들 제안

정심교 기자 2024. 6. 3.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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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의사들이 '의사 악마화' 작업을 중단하고,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 등 행정명령을 철회해달라고 목소리를 냈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3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 로얄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정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3가지 대정부 요구사항으로 △전공의 수련비용 국가 부담제를 시행할 것 △정부의 각종 행정명령(전공의 업무복귀명령,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 집단행동교사금지명령 등)을 즉각 철회할 것 △환자와 의사 간 신뢰 회복을 위한 의사 악마화 작업을 중단할 것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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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황규석 서울시 의사회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로얄호텔서울에서 열린 제22회 서울시의사의 날 기념식에 앞서 격화되는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드리는 제언' 발표를 하고 있다. 2024.6.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서울시 의사들이 '의사 악마화' 작업을 중단하고,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 등 행정명령을 철회해달라고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전공의 수련비용을 국가가 100% 내는 '수련비용 국가부담제'를 정부에 제안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꺼내려는 '총파업 카드'에 대해서는 "끝까지 환자 곁에 있겠다"면서도 "서울시의사회 회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언급했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3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 로얄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정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3가지 대정부 요구사항으로 △전공의 수련비용 국가 부담제를 시행할 것 △정부의 각종 행정명령(전공의 업무복귀명령,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 집단행동교사금지명령 등)을 즉각 철회할 것 △환자와 의사 간 신뢰 회복을 위한 의사 악마화 작업을 중단할 것을 들었다.

이날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정부의 강압적인 의대 증원책 추진에 젊은 세대, 미래의 젊은 의사들이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한 번 망가진 의료체계를 다시 복원하는 데는 수백 년의 시간이 걸릴 수도, 다시 복원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의협이 이번 주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하는 것과 관련해 "서울시의사회는 회원들의 의견이 담긴 투표 결과에 따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황 회장은 "우리 의사들은 정치인도, 투사도 아니다. 투쟁만이 능사가 아니다. 투쟁 외에도 여러 방법이 있다"며 "우리는 환자 옆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며, 우리가 정부에 요구하는 건 환자 곁에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은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에서 환자 곁을 떠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만약 휴진한다 하더라도 파업이 아니며, 주 40시간 준법 진료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전공의 수련비용 국가부담제를 제안한 이유에 대해선 "전공의 노동시간을 줄이는 데 어려움으로 거론되는 게 수련병원 경영 문제"라며 "이에 미국·캐나다·유럽 등 해외처럼 전공의 수련비용을 국가가 부담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3일 저녁 서울시의사회가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개최한 '제22회 서울시 의사의 날' 기념식에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정부의 폭압으로 멈춘 한국의료를 되살리는 데 함께 해달라"고 언급했다. /사진=정심교 기자

이들은 국민에게 지금보다 따뜻한 시선을 요구했다. 황 회장은 "따뜻한 시선을 보내주신다면 의사들은 주 100시간이든 150시간이든 환자 곁에 남아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일랜드의 의사 수가 많은데도 해외로 대거 빠져나가는 현상, 즉 '아일리쉬 패러독스(역설)'를 예로 들었다. 황 회장은 "아일랜드는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이고, 의대생이 10만명당 24.8명으로 OECD 평균(13.5명)의 2배에 가깝다"면서도 "뜯어보면 절반 정도는 외국에서 온 의사로 이뤄졌다. 아일랜드에서 배출한 의사의 절반 이상은 외국으로 나간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대증원 관련, 투비닥터의 의대생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료대란 이전엔 의대생 가운데 외국으로 가서 의사하겠다는 비율이 1.9%에 불과했는데, 의정갈등 이후 41.3%로 늘었다"며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은 결국 '코리안 패러독스'를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서울시의사회는 이날 저녁 '제22회 서울시 의사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임현택 의협 회장은 "정부의 폭압과 폭정으로 멈춘 한국의료를 지금이라도 되돌려야 한다"며 "의협이 앞장서서 나아갈 테니 지금처럼 함께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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