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해남서 첫발… 1998년 동해 가스 시추로 상업생산 [동해 석유·가스전 시추]
1976년 박정희 “영일만에 석유”
세부 분석 후 ‘경제성 없음’ 결론
동해-1·2 가스전 천연가스 생산
2021년 공급 완전히 끊겨 폐쇄
한·일 공동탐사 진행했던 7광구
실익 못 거두고 협정 종료 앞둬
한국 석유 탐사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20여년이 지나 1998년 동해 가스전에서 시추에 성공하며 우리나라는 95번째 산유국으로 인정받았다.
국정 브리핑하는 尹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가스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국정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별다른 성과가 없자 1970년대 외국 석유회사들에 조광권(租鑛權)을 설정해 한정된 지역에서 간헐적인 대륙붕 석유탐사를 시작했다. 걸프나 셸 등이 참여했지만 탐사에 실패, 광구를 폐쇄하고 철수했다.
1973년 석유파동을 겪으며 석유 탐사 필요성이 더 커졌다. 한국석유개발공사(1999년 한국석유공사로 변경)를 설립한 뒤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국내 석유 개발을 지속했다.
국내 최초로 동해에서 가스층을 발견한 것은 1987년이다. 그러나 매장량이 적어 개발하지는 못했다.
동해 가스전은 2021년 12월 가스공급이 완료돼 폐쇄됐다. 현재는 안전한 철거 및 원상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석유공사는 동해 가스전을 통해 2022년 말 기준 누적 천연가스 및 초경질유 약 4500만배럴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논란도 있었다. 1976년 1월15일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에서 “포항 영일만 부근에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석유가 발견됐다. 경제성이 높을 만큼 충분한 양이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량이지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분석 결과 매우 질이 좋은 석유로 판명됐다는 발표도 있었다. 석유발견 소식에 온 나라가 흥분했다. 그러나 약 1년 뒤 세부 분석 결과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
7광구는 제주도 남쪽, 일본 규슈 서쪽에 위치한 대륙붕(육지의 연장 부분) 일부 구역으로 전체 면적이 서울의 124배 정도다. 1969년 유엔 아시아극동경제개발위원회가 “한국의 서해와 동중국해 대륙붕에 세계 최대 석유가 매장돼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자 산유국의 꿈을 잃지 않고 있던 한국 정부는 발 빠르게 이 지역을 7광구로 설정해 선포했다. 이런 한국의 움직임에 일본이 반발하며 양국 간 갈등이 빚어졌고, 결국 1978년 양국은 한·일대륙붕공동개발협정을 맺으며 7광구 지역에 대한 50년간의 공동탐사와 개발에 합의했다.
협정에 의해 몇 차례의 공동탐사가 진행됐지만 실익을 거두지 못하고 끝났다. 1980~1986년 공동물리탐사에서는 7개 시추공 가운데 3개 공에서 약간의 가스가 발견됐지만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별됐다. 1991년~1993년 2차 탐사도 경제성을 갖춘 유전을 찾아내지 못했다. 이후 공동탐사가 사실상 중단된 채 협정 종료 시한이 4년 앞으로 다가온 상태다.
50년간 경제성 있는 유전 개발을 해내지 못했지만 여전히 7광구는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미국의 국제정책연구소 우드로윌슨센터는 2004년 “(7광구가 속한) 동중국해 원유 매장량은 미국의 4.5배, 천연가스 매장량이 사우디아라비아의 10배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7광구 인근에서 중국이 석유 개발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이진경·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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