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미·일 난폭한 내정간섭…한반도 문제에선 발언 신중해야”

박은하 기자 2024. 6. 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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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 외교부가 한·미·일 3국이 최근 대만·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공동 입장을 재확인한 것을 두고 “악의적 공격”이라고 반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중국이 러시아 편에 서서 이달 말 스위스에서 열리는 평화회의를 방해한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회의에는 불참해도 중국 역시 종전과 평화를 바란다는 취지로 답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일·한은 3국 국방장관 회담과 외교차관 대화를 빌어 이른바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하고, 대만 문제에 관해 멋대로 말하면서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한다”고 말했다.

마오 대변인은 특히 미국을 겨냥해 “올해 개별 국가가 바다에서 대중국 도발을 하도록 종용·지지하고, 동맹을 모아 남해(남중국해) 등 중국 주변 해역에서 빈번하게 군사 훈련과 근접 정찰을 하며 긴장을 높였다”며 “미국은 지역 평화·안정의 최대 위협이자 도전이 됐다”고 말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진정으로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에 관심이 있다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선명한 기치를 들어 중국 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에 관해서는 중국은 일관되게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바란다면서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군사적 위협과 제재·압박은 문제와 긴장을 격화할 뿐”이라며 “우리는 관련 당사자들이 언행에 신중하고, 안 그래도 복잡·준엄한 반도 형세의 불에 기름을 붓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종전을 논의하기 위한 스위스 평화회의에 중국이 불참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중국이 회의에 불참해도 휴전을 바라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답했다.

마오 대변인은 “평화회의 소집에 대한 중국 입장은 공평·공정하다”며 “중국은 충심으로 평화회의가 진영 대결을 만드는 플랫폼으로 변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의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결코 평화를 지지하지 않음을 의미하지 않고, 개별 국가가 설령 회의에 참가하더라도 꼭 휴전을 희망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며 개별 국가의 실제 행동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마오 대변인은 중국이 평화회의의 ‘중요 요소’로 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양측의 인정’, ‘각 당사자의 평등한 참여’, ‘모든 평화 방안에 대한 공평한 토론’을 지목해왔는데, 이번 회의가 이 세 가지를 실현하기 어려울 것 같아 참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마오 대변인은 “평화회의에 관한 중국 입장은 공평·공정하고, 패권주의와 강권정치를 하는 것은 중국의 외교 스타일이 아니다”라면서 “중국 입장은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다른 국가를 향해 압력을 가하는 상황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일 싱가포르 제21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러시아는 중국의 영향력과 외교관까지 동원해 평화회의를 방해하기 위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중국 같은 독립적인 강대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도구라는 것이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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